◎60명 부상·객차 6량 파손/경인구간 밤새 극심정체/열차기관사는 사고직후 달아나30일 하오8시38분께 서울 구로구 개봉동 개봉역 구내에서 출발대기중이던 서울지하철공사 소속 청량리발 인천행 243호 전동차(기관사 이선규·44)를 뒤이어 역구내로 진입하던 철도청 소속 성북발 인천행 K323호 열차(기관사 천정웅·48)가 추돌,두 열차의 승객 60여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 사고로 개봉오류역 2.2㎞ 구간이 단선운행되는 바람에 퇴근길의 수도권 교통에 대혼잡이 빚어졌다.
부상자들은 영등포 도영병원 여의도 성모병원 고대의료원 구로병원 등지에서 치료를 받고있다.
받힌 전동차는 운행하던 역마다 승객들이 몰리는 바람에 개봉역 출발예정인 하오 8시30분을 지난 상태였는데 전동차기관사 이씨는 『5,6번째 객차문이 안닫혀 서울역에 「고장으로 지체하고 있다」고 연락한 뒤 차장과 수동으로 문을 닫고 운전석으로 돌아가려는 순간 받혔다』고 말했다.
열차기관사 천씨는 사고직후 종적을 감췄다.
▷사고순간◁
열차가 충돌하자 243호 승객 3천여명은 열린 문을 통해 플랫폼으로 뛰어나가 피했고 323호 열차의 승객 3천여명도 비명을 지르며 아우성치다 약 10초뒤 문이 열리자 플랫폼으로 쏟아져 나왔다.
추돌당한 243호 전동차의 맨 뒤칸에 타고 있던 승객 김영환씨(44·회사원)는 『신호대기 관계로 잠시 출발이 지연된다는 안내방송이 끝나고 약 30초후 쾅하는 소리와 함께 엄청난 충격을 느꼈다』며 『일부 승객들이 열차벽에 부딪치고 쓰러지는 등 소동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또 323호 열차의 두번째칸에 부인과 함께 타고 있었던 이명배씨(51·경기 부천시 남구 신곡동 572의 16)에 의하면 열차가 개봉역에 진입,안내방송이 실시된 직후 갑자기 커다란 굉음과 함께 충격을 받아 승객들이 나동그라졌다.
이씨는 『사고직후 객차의 불까지 꺼져버려 다친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아비규환을 이루었고 객차 연결고리가 부서져 5∼6대의 객차가 붙어버렸으며 맨앞의 차량은 출입문도 부서졌다』고 말했다.
▷사고원인◁
서울 지하철공사측은 역구내에 2백m 간격으로 설치된 ATS(자동열차 정지장치) 2개가 작동되지 않는데다 323호 열차가 과속진입하는 바람에 사고가 난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하철공사 관계자는 『개봉역의 경우 곡선구간에서부터 통상 열차가 70㎞ 이상의 속도로 진입한다』며 『ATS 고장의 원인을 조사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열차기관사 천씨가 사고직후 달아난 점으로 보아 운전부주의로 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큰것으로 보고 천씨를 찾고 있다.
▷교통혼잡◁
사고로 전철 하행선 운행이 중단되자 전철 이용시민들이 버스,택시 등 다른 대중교통수단으로 몰려 영등포에서 역곡,부천까지 이르는 경인간 도로 전구간이 차량과 사람으로 뒤덮여 31일 새벽까지 최악의 교통혼잡을 빚었다.
특히 영등포·신도림·구로·개봉·오류역 등에서는 전철승객들 수천명이 쏟아져 나와 차도를 완전점거,교통이 밤늦게까지 거의 두절됐다. 일부 시민들은 지나던 트럭위에 떼지어 올라타거나 승용차 앞을 가로막고 보닛과 유리창을 두드리며 태워줄 것을 요구,곳곳에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관할 영등포·남부·구로경찰서는 교통경찰과 전경들을 이 일대 도로에 긴급투입,8차선중 7개 차선을 하행선으로 차선을 변경,소통을 유도했다.
또 서울역에서 영등포까지의 전철 1호선 전역에서도 승객들이 대중교통수단으로 바꿔타느라 곳곳에서 심한 정체현상이 빚어졌다.
부천,인천행 고속버스를 운행하는 삼화고속 서울역 터미널에는 전철을 못탄 승객들이 평소보다 3배나 많은 5백여명이 몰려 막차가 출발한 하오10시50분까지 큰 혼잡을 빚었다.
▷환불소동◁
열차에서 내린 승객들과 사고로 전철을 못타게된 승객들이 경인구간 각역 매표소로 몰려가 환불 등을 요구하며 격렬하게 항의하자 각 역에서는 밤 10시부터 요금을 환불했다.
경찰은 승객들의 소동에 대비,경찰병력을 급파했으나 별다른 소동은 없었다.
▷단선운행◁
철도청과 서울 지하철공사는 개봉오류 구간 하행선을 폐쇄하고 원래 상행선을 하행선으로 배정,밤 10시30분부터 열차를 운행했으나 운행간격이 20분이나 돼 불편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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