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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전 서 앞뜰에 심은 아주까리/풍성한 장학열매 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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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전 서 앞뜰에 심은 아주까리/풍성한 장학열매 선사

입력
1991.10.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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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금 바탕 84년 천만원기금 설립/현재 4천여만원 규모로 번창/대학생자녀둔 직원 66명 혜택/서울 남부서 이색장학회20년전 경찰서 직원들이 뿌린 작은 아주까리 씨앗이 풍성한 장학의 열매를 거두고 있다.

서울 남부경찰서(서장 권승채총경)는 「아주까리장학회」를 운영,경찰서 직원들의 대학생 자녀들에게 매학기 장학금을 지급해오고 있다.

박봉에 시달리는 경찰관들이 자녀에게 대학교육을 시키려면 허리가 휠지경이지만 대학생자녀를 둔 남부경찰서 직원 66명은 매년 한차례씩 50만원의 학비보조를 받을수 있어 큰 도움이 되고있다.

지난 72년 남부경찰서가 문을 열면서 초대서장으로 부임한 박영규씨(59)는 당시만해도 관내 도처에 널려있던 유휴지에 아주까리 심기운동을 폈다.

난데없는 아주까리 파종운동에 직원들은 의아해 했으나 박 서장은 어려운 살림을 하는 부하직원들을 돕는 방법으로 복지기금설립을 생각했던것.

아주까리에 착안한 것은 곳곳에 버려진 땅이 많고 척박한 땅에서도 잘자라며 여기서 나오는 피마자기름이 화장품과 설사치료제의 원료로 수익성이 높았기 때문이었다.

박 서장의 뜻을 이해한 일선파출소 직원들이 일과후 틈틈이 정성을 들여 수확한 아주까리열매는 첫해부터 태평양화학 등 화장품회사에 납품,3년만에 3백30만원의 복지기금을 이루었다.

직원들은 이 기금을 바탕으로 74년말 직원신용협동조합을 만들었고 봉급에서 백원단위 이하 우수리를 떼어 적립,10년만에 3천5백만원 규모의 조합으로 키워냈다.

직원들은 기금이 커지자 기존 신용대출기금 등으로 활용하는 이외에 기금일부를 떼어 모두가 아쉬워하는 자녀학자금 지원을 제안했고 조합에 투자했던 유지들도 4백70만원을 선뜻 내놓아 84년12월 1천2백80만원의 기금으로 장학회를 설립했다.

당시 6대서장 박의환씨(62)는 『아주까리를 심어 기른 선배들의 정성과 피마자기름으로 호롱불을 켜 공부했던 옛선비들의 전통이 장학회 설립취지와 맞다』며 「아주까리장학회」로 이름지었다. 갓 태어난 장학회를 아끼는 직원들의 정성도 대단했다.

장학회가 커피자동판매기를 운영하게되자 전직원이 다방커피 안마시기 운동에 동참했다.

「아주까리장학회」는 지난 1월 현 권 서장이 취임하면서 구내식당도 직영으로 인수,4천만원 규모의 큰 장학회로 커졌다. 매학기 직원 30명의 대학생 자녀에게 각 50만원씩 학자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지출한 장학금 총액도 2천1백만원에 달한다.

학자금 보조혜택을 받은 직원들은 『장학금이 단순한 금전적 도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전직원이 한가족이라는 일체감을 형성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고 말한다.

남부경찰서는 개서 20주년인 오는 93년까지 전직원의 대학생자녀 학자금 전액지급을 목표로 정하고 있다.<이태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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