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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궁정동 자취 없어진다/시서 부지매입 주민들 속속 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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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궁정동 자취 없어진다/시서 부지매입 주민들 속속 이주

입력
1991.10.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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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여가구서 현재 15가구만 명맥/대부분 녹지·주차장 변해현대사에 큰 획선을 그은 10·26사건이 12년 세월속에 묻혀가고 있는 가운데 역사의 현장인 서울 종로구 궁정동도 주민들이 하나둘씩 떠나 옛모습이 변해가고 있다.

북악산과 인왕산 기슭사이에 위치,예부터 뛰어난 지세와 맑은 생활환경으로 최고의 주거지로 손꼽혔던 궁정동은 최근 서울시가 주민들의 청원 등에 따라 이 일대 토지를 매입하면서 급격하게 주민들이 줄어들고 있다.

이에따라 한때 1백여채가 넘던 민가는 대부분이 헐려 현재는 22채만이 남아있다.

서울시는 궁정동 7번지내에서 매각을 거부한 한 가구를 제외한 나머지 부지대부분을 녹지로 조성하고 대통령 시해 현장인 만찬장 건너편 14∼65번지 일대는 주차장 등의 부지로 사용하고 있다.

남은 22가구중 12번지 일대 상가 7가구는 최근 서울시와 보상합의가 끝나 이주를 시작하고 있어 실제 남은 가구는 로마교황청대사관 부근 3번지내 7가구와 7번지 1가구,13번지 7가구 등 모두 15가구뿐이다.

주민들이 떠나면서 지번도 사라져 60여개가 넘던 번지수도 9개정도만 남아 궁정동의 명맥을 잇고 있다.

종로경찰서 궁정파출소도 지난 8월1일자로 관내 최대동인 청운동 이름을 따 청운파출소로 개칭했다.

지난 75년 이곳으로 이주,10·26 당시의 총소리까지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는 주민 황모씨(48·여)는 『6공들어 보상책이 마련되면서 주민들이 속속 이 동네를 떠나기 시작했다』며 『대통령시해 현장이라는 뜻밖의 오명을 썼으나 궁정동 주민들은 모두 점잖았고 서로 인정을 나누며 살았다』며 사라져가는 동네를 아쉬워했다.<송용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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