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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로 선회한 미 「신질서」 바람/미 대 베트남 수교방침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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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로 선회한 미 「신질서」 바람/미 대 베트남 수교방침 배경

입력
1991.10.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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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냉전 조류속 “구원 지속 실익없다” 판단/경제블록화 대비 재진출 발판마련 속셈월남전 종전이후 16년만에 미국과 베트남이 구원을 씻고 내달중에 수교협상을 개시키로 해 양국관계 정상화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미·베트남 수교가 갖는 의미는 『월남전의 폐이지를 넘기고,동남아가 신질서시대에 돌입하게 됐다』는 베이커 미 국무장관의 말로 압축될 수 있다. 즉 냉전시대 종언을 고한 세계정세의 변화가 냉전의 치열한 격전지였던 베트남에까지 미쳤음을 뜻한다. 이는 또 동남아를 비롯한 세계가 한층 확고한 탈냉전 질서를 정착시키게 됐음을 의미한다.

이같은 정치적 측면과 함께 경제적으로도 양국수교는 동남아경제권 형성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여 최근의 유럽경제지역(EEA) 출현,북미 단일시장 형성 등과 맞물려 국제경제의 블록화경향을 가속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미·베트남 수교문제를 한국과 관련지어 보더라도 그 의미는 상당하다. 미국이 베트남에 대해 몇가지 사전 수교조건을 내걸고,베트남이 이를 이행하게 한뒤 관계정상화에 이르는 수순은 대북한 관계에도 그대로 적용될 듯하다.

다시말해 북한이 핵사찰 수용,테러리즘 포기 등의 전제조건을 충족시킨다면 언제든지 미국과의 관계개선이 가능하다는 실례를 보여준 것이다.

또한 미국의 이번 조치는 한국·베트남 수교를 가로막던 빗장이 풀렸음을 의미하기 때문에 「베트남 진출에 대한 구체적 복안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는 과제를 우리에게 제기해 주고있다.

현재 베트남을 방문중인 박철언 체육청소년부장관이 구엔·칸 부총리와의 회담에서 『조속히 수교절차를 마무리하자』고 합의한 사실도 미국과의 사전교감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미·베트남간의 관계변화 조짐이 극명하게 나타난 때는 지난 4월말 미국이 하노이에 실종자(MIA) 처리를 위한 임시사무소를 개설키로 하면서부터 였다.

당시 미국은 외교관계 정상화의 전초전이 아니라고 극구 부인했지만,국제정세변화에 따른 양국관계 개선은 필지의 사실로 받아들여졌다.

지난 75년 베트남에서 굴욕적으로 철수한 미국은 ▲캄보디아공산정부 지원 철회 ▲월남전중 실종된 미군(2천3백여명)의 생사확인·송환 등을 전제조건으로 내걸고 베트남과 거리를 유지해 왔다.

또한 이들 조건의 불이행을 고리로 대베트남 금수 및 IMF재정지원금지 조치를 취해 베트남의 목을 죄어왔다.

그러던 차에 불어닥친 세계적인 탈공산화 바람은 캄보디아에까지 평화의 훈풍을 실어왔으며 이에 미국은 더이상 실익이 없게된 대베트남 금수 조치를 해제하고 인도차이나반도에로의 재진출에 기선을 잡으려는 속셈에서 베트남과의 수교로 방침을 굳히게 됐다.

이제 남은 관심사는 수교 일정을 비롯한 몇가지 기술적 문제뿐이다. 미국은 지난 4월 4단계안을 내놓은 바 있다. 4단계는 ▲캄보디아 평화협정 서명후 논의시작 ▲유엔감시하 캄보디아 임시정부 구성,실종자 처리협조,금수조처 부분해제 ▲캄보디아 임시정부의 6개월 이상 지속과 금수조치 완전 해제 ▲캄보디아 자유총선 실시후 양국 정상외교관계 수립 및 베트남에 대한 최혜국대우 부여 등이다. 현재는 1단계라 할 수 있는데 주변상황으로 보아 완전 수교일정은 상당히 당겨질 전망이다.<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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