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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곳곳서 연쇄도산/지역경제 “휘청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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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곳곳서 연쇄도산/지역경제 “휘청 휘청”

입력
1991.10.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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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신발업체만 지난달 80개사나/부도율 전국평균의 3∼4배/저임 해외 진출 업체만 살아중소기업의 경영악화로 지역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이렇다할 대기업이 없이 중소기업에 의해 지탱되어온 지역경제는 중소기업들의 부도와 연쇄도산사태에 따른 충격으로 빈사상태에 빠져 휘청거리고 있다.

특히 신발관련 업체들이 몰려있는 부산지역,직물·염색업체들이 집결해 있는 대구는 물론 대기업의 하청업체들인 전자부품·완구·봉제·메리야스·타월·식품업체들이 지역에 관계없이 자금난과 인력난에 따른 경영위기에 봉착,막다른 골목에서 신음하고 있다.

24일 중소기협중앙회의 자료에 따르면 8월말 현재 2백68개 업체가 휴업했고 82개 업체가 폐업한 것으로 집계됐으나 이는 회원사들 만을 대상으로 한 통계수치로 실제 휴폐업업체는 이같은 공식통계보다 훨씬 많은 1천여 업체에 이를 것이란게 중소기업계의 추정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말 현재 어음부도율이 전국평균 0.07%로 나타났는데 중소기업들이 몰려있는 대구가 0.33%,경북이 0.29%,경남이 0.27% 충남이 0.25%,경기 0.24%,부산 0.23% 등으로 부도율이 전국평균보다 3∼4배에 달한것으로 나타났다.

1천여 신발관련업체가 밀집해있는 부산지역의 경우 8월말 현재 신발수출이 전년동기대비 금액으로 6.9%,물량으로 13.5%가 각각 줄어드는 수출부진이 계속되자 지난달 종업원 1천6백여명의 중견신발업체인 아폴로제화를 비롯,동해케미컬·선영 등 80여 업체가 도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발 외에도 부산지역 섬유관련 중소하청업체 1백여개사가 부도를 낸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섬유업종 가운데서도 특히 노동의존도가 높은 봉제업계와 완구업계도 3∼4년전부터 근로자임금이 큰폭으로 오르면서 인력난마저 겪게되자 수도권과 영·남일대의 중소기업들 사이에 연쇄부도가 시작됐다.

관련업체들은 도산을 막기 위해 인건비가 싼 중남미와 동남아 등으로 탈출하는 소동을 벌였는데 해외에 진출했거나 업종을 전환한 기업은 살아남고 국내에서 같은 업종을 영위하던 기업들은 도산했거나 도산직전에 몰려있는 상황이다.

봉제 및 완구업계의 주름살은 직물업계에 그대로 영향을 미쳐 대구지역의 직물하청업체 30여개가 도산했다.

최근 공해문제로 말썽이 되고있는 대구 비산염색공단에서도 휴·폐업업체가 나타나고 있는데 앞으로 3부제 조업이 실시될 경우 대부분의 직물업체가 도산위기에 몰릴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대구지역 일대에 산재한 메리야스나 타월업계에서도 매일이다시피 도산소식이 들린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이야기다.

이밖에 경인지역과 구미지역,광주지역의 전자부품 업계도 관련제품의 수출부진에 따른 수주감소로 빈사상태에서 허덕이고 있다.

구미와 수원 등지의 대형 전자메이커의 하청업체들은 하반기들어 가전제품의 수출이 격감하면서 부도사태가 속출하고 있는데 현재로선 수출회복의 기미가 전혀 없어 연말께는 전자부품업계에 거센 부도회오리가 일어날 것이라는게 업계의 전망이다. 특히 주력수출시장인 유럽에서 중국과 동남아산 제품에 밀려 수출이 거의 중단되다시피한 카오디오의 경우 1백여개 업체중 50여개 업체가 이미 도태되어 공동화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방민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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