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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시기 협상하라/황소웅 논설위원(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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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시기 협상하라/황소웅 논설위원(메아리)

입력
1991.10.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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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분위기가 점점 무르익어가고 있다. 국회에서는 지금 선거법 개정 협상이 본격화되고 있다. 야당인 민주당에서는 내년 총선에 내보낼 주자를 선정하기 위한 조직책 신청을 받고 있다. 사실상의 공천작업이 벌써 시작된 셈이다. 여당인 민자당은 정기국회가 마무리될 무렵무터 공천작업에 착수한다는 일정을 잡고 있다. 벌써부터 표밭에서는 사전운동으로 선거바람이 일고 있다. 금품선심 행락 향응으로 타락상이 보인다는 염려도 있다.이처럼 분위기는 가열되어 가는데도 막상 선거시기는 아직 잡혀있지 않다. 택일은 커녕 시기에 대한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 여당에서 이따금 2월이 좋다 3월이 낫다는 식으로 흘리고 있을 뿐이다. 그것도 국회의원총선에 관해서만 얘기되고 있을뿐이다. 내년 상반기중에 실시하게 되어있는 광역과 기초의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 대해서는 한마디 언급조차 없다.

총선을 언제하는 것이 좋으냐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의견이 나올 수 있다. 벌써부터 과열조짐을 보이고 있는데 타락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1월이나 2월에 해치우는 것이 좋다는 의견도 있다. 사전 선거운동 과열을 미연에 방지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조기선거 주장은 몇가지 무리를 안고 있다. 첫째는 날씨가 너무 춥다. 야당에서는 동토선거라고해서 반대하고 있다. 투표율이 내려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투표율이 내려가면 야당에 불리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둘째는 시간적으로 너무 촉박하다. 정기국회를 제대로 마치고 공천작업과 지구당 개편대회를 하려면 적어도 한달의 여유는 있어야 한다. 셋째는 선거를 너무 빨리 치르고 나면 13대 국회의 잔여임기가 너무 많이 남는다. 13대 국회의 임기는 5월29일에 끝나는데 1·2월에 14대 총선을 실시해버리면 4∼5개월이나 남는다. 14대 의원들이 이미 선출되어 있는 상태에서 13대 국회가 열리고 있다면 아무래도 부자연스럽다.

이렇게 따져보면 3월이냐,4월이냐로 선택의 폭이 좁혀진다. 14대 총선은 금년 12월30일부터 5월8일 사이에 실시하면 되기 때문에 법적으로는 5월 총선도 가능하다.

그러나 5월은 너무 늦다. 분위기 과열로 타락할 수 있는 기간이 그만큼 길어지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에서 4월도 재고해야할 필요가 있다. 13대 국회 임기만료에 맞추려면 4월이 이상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 보다는 국력낭비를 가능한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렇게 본다면 3월이 가장 좋다는 결론이 나온다. 날씨도 좋은 때이고 준비기간도 넉넉하고 13대 임기도 두어달 남는 시점이다.

그러나 우리는 총선시기만 생각해서는 안된다. 특별시·직할시장 도지사와 시장 군수 구청장 선거시기도 아울러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야당인 민주당은 이 세가지 선거를 동시에 실시하자는 제안을 내놓고 있다. 여당은 투·개표관리 때문에 어렵다고 난색을 표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의 3개 선거 동시 실시안은 여야간의 공식협상테이블에 올려져야 한다. 충분한 토의를 거쳐 과연 그것이 불가능한지 분명히 밝혀져야 한다.

한날에 투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세가지 선거를 며칠간씩 시차를 두고 실시하는 방안도 있을 수 있다. 60년 12월의 지방선거는 1주일 간격으로 서울시·도의원,시·읍·면의원,시·읍면장,서울시장·도지사의 순으로 차례차례 실시되었다.

여야는 선거법 협상이 끝나는대로 선거시기에 관한 협상을 본격적으로 벌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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