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고졸업생 취업률 1백%. 졸업 5개월전부터 대기업들이 앞다퉈 끌어가. 중소기업들은 공고졸업자 구경도 못해. 3∼2년전부터 신문지면을 장식했던 재목들이다. 그 여파로 중졸자의 공고진학붐까지 일고있다는 후속기사까지 볼수 있었다. 이 얼마나 바람직스러운 현상이었던가. ◆하나 실상은 꼭 그렇지만도 않았다는 얘기를 며칠전에 들었다. 실업계고교 교육과정개정 심의위원회에 참석한 일선 공고교장의 체험담을 통해서디. 그의 말은 이렇다. 한 대기업체로부터 처음에 전자과 출신을 보내달라는 주문을 받았다. 없다고 했더니 기계과도 좋고 통신과도 괜찮고,그런과도 없으면 과를 상관할 것 없이 보내달라고 졸라대더라는 것이다. ◆하도 이상해서 도대체 무슨계통에 쓰려고 그러느냐고 물었더니 단순기능공직이라고 하더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3∼4일 정도 훈련시키면 되는 것이니까 전공과가 별로 상관없다고까지 덧붙이더라고 했다. 그 교장선생님은 대기업들이 현재 당면하고 있는 단순기능공의 부족난을 공고졸업생으로 땜질하려는 빤한 속셈이 괘씸해,채용추천 의뢰를 단호히 거절했다고 했다. ◆그 교장선생님은 공고교장들 중에서는 강직하기로 정평이나 있는 분이다. 그러니까 대기업의 부탁을 거절할 수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웬만한 학교쯤되면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그것도 대기업에 한명이라도 더 보냈다는 「속빈 강정」과도 같은 허명 때문에도 추천의뢰를 감지덕지 받을 수 밖에 없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공고취업률 1백%의 실상이 이런 것이라면 정말 큰 일이다. 공고졸업자는 어디까지나 우리산업체의 기초기능인력이라는 제자리를 차지해야 한다. 단순여공의 자리를 차지해도 안되고 전문대나 공대출신이 앉아야할 중간기술자나 기술두뇌의 자리가 주어져서도 안된다. 기술집약 산업사회를 지향하는 우리교육과 기업이 한번 반성을 해야할 심각한 사태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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