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FTA국들 EC가입싸고 신경전 여전/주변 빈국들에 문호봉쇄도 갈등 유발 요인【파리=김영환특파원】 21일 유럽공동체(EC) 12국과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7개국이 수년간의 협상끝에 탄생시킨 두문자 EEA(유럽 경제지역)의 창설협정은 3억8천명의 인구로 세계 교역량의 40%를 차지하는 19개국이 공동으로 만들어갈 새로운 유럽의 가능성을 「돌연」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EC통합 과정에서 목격하듯 그것이 외부에 대처하는 무역장벽일때 어려움없이 가동하겠지만 내부에서 첨예한 이익의 대립이 있을때 전도는 결코 밝다고만 할 수 없다.
통틀어 보아야 인구 3천2백만명으로 스페인보다 적은 유럽자유무역연합회이지만 대 EC교역은 총교역의 50%를 점하며 상당히 자유화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 EC단일시장이 목표로 내건 인력과 재화·용역의 자유로운 이동도 상당부분 실현되어 있다. 그러나 공공시장의 개방이나 자본이동 등은 일부 EC국가들 처럼 아직 갈길이 먼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자유무역연합 7개국은 86∼87년에 EC국가들이 단일시장의 골격을 구성하기 위해 수백가지의 지침들을 국내에서 입법화한 것처럼 해야한다.
이런 이유때문인지 EEA의 의의에 대한 평가는 22일 EC통합의 주도국인 프랑스의 언론을 통해 볼때 지극히 담담했다.
그것은 기술적인 문제로 회담이 거푸 지연돼 여론으로부터 평가절하된데다 자크·들로르 EC위원장이 EEA를 EC가입신청국의 증가를 저지하려는 일종의 정치적 대안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었기 때문이다.
정치적인 각도에서 들로르 위원장의 이런 「작전」은 실패했지만 이번 협정의 파급효과는 장기적으로 상당할 것이라는게 프랑스 언론의 지적이다.
19개국의 공동결정은 자유무역 연합의 회원국들이 EC가입신청을 포기하기는 커녕 점점 압박하는 가운데 내려진 것이다. 7개 회원국중 오스트리아는 가장 단호한 가입희망을 표명하고 있다. 한때는 EC가입을 「조국에 대한 반역」으로 보았던 스웨덴도 94년중 국민투표를 실시,95년 1월부터 「완전한」 EC회원국이 될것을 바란다고 칼·빌트총리는 21일 말했다. 또 핀란드도 내년에 신청할 가능성이 있다. 스위스도 뒤따를 것이다.
결국 EC와 EFTA 회원국이 맺은 EEA창설협정이 EFTA회원국의 EC가입 열망을 식힐 가능성은 희박하다.
한편 EC와 EFTA의 회담이 오랫동안 난항했던 것은 노르웨이 등 스칸디나비아해역의 어업권과 알프스지역을 횡단하는 하루 수천대의 대형트럭을 규제하려는 오스트리아,스위스와 이를 되도록 트려는 그리스 등 「남쪽」 국가가 맞선 이외에 EC가 역내 빈국들에 대한 EFTA의 원조로 연리 3%에 20억 ECU(유럽 통화단위)와 4억 ECU의 기부를 요구한 문제도 있었다.
EC에는 키프로스 몰타터키 모로코는 물론 동구민주국들과 구소련의 일부 공화국마저 가입을 희망하고 있다.
이중에서 EC가 유독 EFTA를 골라 EEA의 창설을 결정한것은 EC의 신화를 표방하면서 「부자는 맞이하고 가난뱅이는 외면하는 」 철학의 빈곤을 드려낸다.
유럽의 건설에서 중요한것은 경제적 공동체의 구조가 아니라 삶의 질의 고양이라는 어설픈 변명이 있지만 가난한 나라에 대한 외면은 이념의 장벽이 돈의 장벽으로 바뀌는 지름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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