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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경영 최악위기/대기업서 횡포/은행돈 “별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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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경영 최악위기/대기업서 횡포/은행돈 “별따기¨

입력
1991.10.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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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청결제 고의지연 돈 메말라/“담보없다¨ 은행 문전박대 일쑤/정책지원 말뿐… 발표 믿다 좌절만정부의 잇단 중소기업 지원대책에도 불구,중소기업계는 최근들어 더욱 자금·인력난이 심해지는 등 경영환경이 최악의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정부의 중소기업대출 확대 지시에도 은행들의 신용대출 부진 및 「꺾기」 관행은 여전하고 기업간 거래에서도 대기업의 어음결제기한 연장 등 횡포가 심해지고 있다.

은행실무자들은 비록 상부에서 중소기업의 자금지원을 확대하라는 지시를 받고 있으나 담보없는 대부를 꺼리고 있으며 대기업들은 중소기업들이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자금결제 지연을 호소하면 그 보복으로 아예 하청업체를 변경하는 등 자금압박을 중소기업에 떠넘기고 있다.

23일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중소기업들의 자금사정이 악화되고 있는것은 주로 판매대금회수지연(27.2%) 금융기관이용 곤란(20.3%) 제조원가 상승(15.4%)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소기업중 56.7%가 현재 경영상 애로점이 자금사정이라고 밝혀 상당수의 기업들이 자금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들이 신규로 생산설비를 설치할 경우 가장 어려운점은 역시 자금조달문제(40%)로 기술인력부족(22.5%)과 함께 가장 시급하게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안될것으로 지적됐다.

올해 전체적으로 5백50여개 업체가 휴폐업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소기업의 어음부도율도 최근 0.33%를 기록 전국평균어음부도율(0.06%)보다 5배 이상을 넘어서고 있어 자금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경남 양산공단의 중소업체인 D기계 김모 사장의 경우 대기업의 납품대금 결제지연으로 약 10억원의 운영자금이 부족해 주거래은행인 중소기업 은행에 긴급대부를 요청했으나 담보가 없다는 이유로 거절 당했다.

김 사장은 할수없이 친구의 소개로 모 은행에서 대출을 받았으나 이중 20%를 「꺾기」로 예치하고 나머지 자금은 사채를 끌어다 쓸수밖에 없었다.

B정밀의 강모 사장의 경우 일본에서 전량수입하던 연로분사 계통의 핵심부품을 자체개발 했으나 생산시설이 부족해 시설자금을 지원받기위해 정부와 금융기관에 문을 두드렸으나 좌절만을 맛봐야 했다.

강 사장은 『공업진흥청 등에서 기술의 우수성을 인정해 은행에 추천을 해주었으나 담보가 없다는 이유로 대부를 받지못했다』며 『집도 팔고 시골의 땅까지 처분해 신제품을 개발했으나 정부가 유망중소기업을 적극 지원한다는 말과는 달리 일선 창구에서는 코방귀를 뀌고 있으니 괜히 사업을 시작한것 같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어렵사리 자금을 마련했더니 주거래은행에서 그 돈을 2∼3일만 예치해달라고 부탁을 해왔다』며 『아예 자금지원도 못하면서 자신들의 실적 올리기에는 급급하고 정부에서 조차 이를 방관만하니 도저히 기업을 할 수 없는 형편』이라고 불평했다.

기협중앙회의 한 관계자는 『대만경제는 약 5만개의 중소기업아의 이끌어 나가고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정부나 금융기업 등이 대기업 위주의 정책을 펴고있다』며 『중소기업인들이 정부의 대책을 「말장난」으로 여기고 있는 현실에서 지금이라도 정부가 과감하게 중소기업위주의 정책으로 전환하지 않을 경우 우리경제가 2∼3년내에 새로운 도약을 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이장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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