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루미늄박/타이어/양식기/컨테이너/일손달리고 내수에 빼앗겨/“잔업해달라” 상공부관리들 노조에 호소 진풍경도올들어 거의 전품목에 걸쳐 국산품의 수출시장이 붕괴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품목들은 경쟁력은 충분히 있으나 일손부족으로 물건을 충분히 만들어 내지못해 몰려드는 수출주문을 소화해 내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상공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반적인 수출부진속에서도 금속제양식기 컨케이너 알루미늄박 타이어 및 일부 섬유제품의 경우 수출주문은 계속 밀려들고 있으나 생산능력이 따라가지 못해 주문을 사절하고 있다.
관련업계는 이들 품목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어 생산능력만 갖추면 얼마든지 수출을 확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기능인력이 부족한데다 근로분위기가 잔업이나 휴일근무 실시가 어렵게 변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업계관계자들은 우리가 경쟁력을 갖고 있더라도 바이어의 요청에 신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생산체제를 갖추지 않는한 기존의 거래선마저 이탈할 가능성도 크다고 우려하고 있다.
세계적인 해운산업의 호황으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있는 컨테이너의 경우 세계시장의 4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우리 업체들이 상반기중 노사분규로 1개월 이상 생산을 못했다.
이 때문에 수출가격이 오르고 장기수출주문이 쇄도하고 있으나 생산능력의 한계로 이같은 호황을 전혀 활용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진도 현대정공 효성 등 6개 컨테이너생산업체의 지난해 수출실적은 10억2천5백만달러였으나 올들어 9월말 현재의 실적은 6억9백만달러로 전년동기에 비해 19.3%나 줄어들었다. 현재의 생산능력대로라면 연말까지의 수출은 10.9% 줄어든 9억1천3백만달러에 그칠 전망이다.
한때 수출이 한계에 부딪친 것으로 보였던 금속제 양식기의 경우 독일과 동구권에서의 수요급증으로 수출시장 여건이 좋아졌는데도 실제 수출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열악한 근로환경으로 기능인력의 이탈현상이 심해 가동률이 80% 수준에도 못미치는데다 과소비에 따라 내수가 30%나 증가,수출할 물량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더욱이 내수가격이 수출가격보다 높아져 수출주문은 거의 사절하는 형편이다.
자동차 타이어의 경우도 국내생산능력은 매월 3백12만7천개에 달하지만 기능인력 부족으로 가동률이 70∼85%에 그쳐 실제생산 실적은 2백76만4천개로서 매월 36만3천개의 생산차질로 1천4백50만달러의 수출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비자동차용 타이어를 포함하면 연간 수출차질액은 2억4천만달러에 달한다는 것.
알루미늄박의 경우 전 업체가 정상가동하고 있으나 내수공급의 마진이 수출보다 커 수출물량을 소화해 내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수출주문이 밀려 오는데도 업체들이 사절하는 현상이 빚어지자 상공부는 차관보와 국과장들을 관련업체에 보내 근로자들에게 수출증대를 위해 잔업이나 휴일근무를 해줄 것을 호소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 컨테이너업체에서는 노조측이 상공부 직원과 소주잔을 나누며 토론을 벌인 끝에 토요일의 연장근무와 휴일근무를 실시키로 결정하는 등 호응하고 있으나 절대적인 인력부족으로 수출물량 소화에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상공부는 내수 호황으로 수출이 뒷전으로 밀린 품목의 경우 업체에 수출비중을 늘려줄 것을 호소하고 있지만 수출가격이 내수가격을 크게 앞지르지 않는한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방민준기자>방민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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