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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변화 조짐없어 「합의」 힘들듯/4차 남북고위급회담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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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변화 조짐없어 「합의」 힘들듯/4차 남북고위급회담 전망

입력
1991.10.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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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실질교류 외면 「불가침」 집착/경제분야선 일부 성과 가능성남북의 총리가 지난 12월 서울에서 만난이후 10개월 여만에 22일 평양에서 재회한다.

팀스피리트 훈련,콜레라 등을 이유로한 북측의 거부로 두차례나 연기됐던 제4차 남북고위급 회담이 이날부터 3박4일 동안 평양에서 열리게 되는 것이다.

이번 회담에 임하는 양측의 입장은 지난 8월의 3차례 실무대표접촉에서 어느정도 밝혀진 상태다.

우리측은 접촉에서 지난 3차회담때 제시했던 「남북관계 기본합의서」 「불가침에 관한 방안」 「3통협정」 문제를 모두 일괄토의해 합의하자는 안을 제시했다. 이는 기존의 「선 기본합의서 채택 후 군사문제 토의」 입장에 비하면 상당히 전향적인 자세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비해 북한측은 「불가침선언과 화해와 협력·교류에 관한 합의서」 등 2개의 문건을 내놓았다. 하지만 두가지 문서의 내용은 지난 3차 회담의 「불가침 및 화해·협력에 관한 합의서」와 큰 차이가 없었다. 따라서 우리측은 『북한이 여전히 불가침선언의 채택에만 관심을 갖고 있고 실질적인 남북교류 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성의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우리측은 그러나 북측이 이번 회담에서 「성의」있는 자세로 나오고 남북관계의 의미있는 진전을 위해 진지한 입장을 보인다면 합의서의 이름이나 숫자에 굳이 구애받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는 ▲신문·TV 등의 개방 ▲이산가족 재결합 ▲남북평화체제 구축 ▲불가침 이행의 보장조치 등 10개항이 반드시 합의서에 포함돼야한다는 전제가 붙어있다.

따라서 4차 회담에서 합의서 또는 선언채택 등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는데에는 북한의 긍정적인 태도변화가 열쇠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북한측은 이런 우리측 주장을 『흡수통일기도』라며 거부의 뜻을 분명히 하고 있어 합의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이같은 기본입장속에서 양측이 본회담장에서 거론할 것으로 예상되는 문제중 가장 주목되는 것이 한반도의 핵문제.

북측은 자신들에게 쏠리는 국제적인 핵사찰 압력을 의식,한반도 미군핵의 완전한 철수를 주장하면서 이에 대한 검증까지 요구하는 등 공세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한 우리측의 대응도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북한의 핵은 통일의 가장 중요한 걸림돌로서 어느 자리,어느 만남이건간에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북한이 남한의 핵문제를 들고 나올 경우 우리도 나름의 입장을 개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이번 회담도 북측의 근본적인 대남전략의 변화가 없는한 1·2·3차 회담의 반복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비,우리측은 비공식회담과 회담대표간 개별접촉 등을 통해 비정치분야,특히 경제분야에서의 합의도출을 기대하고 있다. 북한이 처한 어려운 경제사정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미일에 앞서 우리와 손을 잡는것이 더 유리할 것이라는 설득을 편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북측도 호응해 올 가능성이 있다는게 우리 당국의 분석이다.

즉,북한은 현재 서방과의 관계개선을 추구하고 있으나 핵사찰 문제와 「남북대화의 의미있는 진전」 등의 조건에 막혀 교착상태에 빠져있는 형편. 그러므로 북한의 이같은 사정과 우리측의 희망이 맞아떨어질 경우 이 분야에서의 과실을 얻을수도 있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개방과 화해의 조류에 비춰보면 이번 회담에 낙관적인 전망을 할수도 있으나 4차회담의 진전과 성과여부는 북한의 남북관계 타개를 위한 「노력」 여부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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