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고수”에 맞서 시리아등 큰 불만/분쟁 당사자간 한자리 회동에 일단 의미「영원한 분쟁지」인 중동에 평화가 정착될 수 있을 것인가. 미소 주선으로 오는 3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중동 평화회담이 항구적인 평화질서를 「출산」할지에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중동 평화회담은 4차례의 중동전,테러와 보복 등으로 점철된 중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사자들이 한자리에 모인다는 점에서 일단 큰 의의가 있다. 특히 국제정세가 탈냉전과 평화쪽으로 궤도를 선회한 시점에서 중동 평화구도가 정착된다면 이는 향후 세계 신질서의 원만한 구축과 순항을 의미하기 때문에 이번 회담은 결실여하에 따라선 「역사적」이란 수식어까지 붙을 수 있다.
이번 평화회담은 부시,고르바초프 및 관련당사국 지도자들이 참석하는 전체회의에 이어 개막 4일안에 개시될 이스라엘아랍당사국간의 쌍무회담,2주후부터 시작될 다자간 지역회의 순으로 진행된다. 이중 가장 중요한 것은 이해당사국간의 직접협상이 벌어지는 쌍무회담이다. 이스라엘시리아,이스라엘요르단·팔레스타인,이스라엘레바논간에 개최될 3차례의 쌍무회담에서 최대쟁점인 점령지 문제와 팔레스타인 자치문제를 놓고 생존을 건 막전막후 협상이 개최될 전망이다.
회담결과에 대해 일부 낙관론자들은 미소가 한 목소리로 개입하고 있고 당사국들이 이번 기회를 외면할 경우 「국제고아」로의 전락가능성을 십분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성공을 점치고 있다.
그러나 당사국들이 점령지문제 등 현안에 대해 큰 입장차이를 보이고 있어 회담의 전도는 불투명하다는 견해도 강하다. 회담성사의 주역인 베이커 미국무장관이 『중동은 환상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말한 사실이 중동의 불확실성을 잘 말해주고 있다.
우선 이스라엘의 점령지에 대한 완강한 태도가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샤미르 총리는 『평화와 영토를 바꾸지 않겠다. 영토반환은 이집트에 준 시나이반도로 충분하다』고 누차 강조,지난 67년 3차 중동전때 점령한 골란고원·요르단강 서안·동예루살렘을 포기할 수 없음을 분명히 해왔다. 또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립문제에 대해서도 이스라엘은 일정기간 자치허용후 독립을 허용하는 단계적방식을 고수,즉시 자치를 주장하는 아랍국들과 거리를 두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이 막바지까지 팔레스타인 대표권문제를 고리로 회담불참을 고집하다가 경제원조중단 등의 미국압력으로 태도를 전환해 내면적으로는 입장변화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전략요충지인 골란고원을 시리아에 넘겨줄 경우,이스라엘의 인접지대가 무방비 상태로 노출된다는 점을 들어 「점령포기 불하」 여론이 거세기 때문에 샤미르정부의 변화폭은 극히 제한돼있다 할수 있다.
아랍의 맹주를 꿈꾸는 시리아는 골란고원의 회복없이는 다자간 지역회의에 불참하겠다고 공언,이스라엘측과 팽팽히 맞서고 있다. 시리아가 걸프전당시 반이라크노선에 가담,사우디정부로부터 25억달러의 지원을 받는 등 미국 및 아랍온건국에 보조를 맞추려 하고 있지만 골란고원 문제에 있어서만은 완강함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팔레스타인인 3백여만명을 안고있는 요르단의 경우 요르단강 서안을 포기하는 대신 가자지구 및 서안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립을 요구하고 있어 이스라엘과의 절충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골란고원을 사이에 두고 이시리아의 입장차는 쉽사리 좁혀질것 같지 않다. 또한 뿌리깊은 구원이 만들어내는 불신도 회담 결실을 기대하기 어렵게 하고 있다. 『회담개최는 일단 오아시스의 야자수처럼 보인다. 그러나 끝까지 가봐야 신기루인지 진짜인지 알수 있을 것』이라는 현지 외교가의 풍자가 중동 평화회담의 장래를 압축해주고 있다.<이영성기자>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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