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측 「격」 다소 낮춰… 차관급등 새인물 많아/취재영역 확대… 북주민 가정방문 요청 예정제4차 남북고위급회담(22∼25일·평양)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회담은 지난 2월과 8월,두차례의 유산끝에 가까스로 성사되는데다 한반도 주변의 급격한 정세변화 이후 남북이 대좌한다는 점에서 국내외의 관심도가 그 어느때 보다 높다.
이번 회담에 임하는 우리측 대표단의 준비는 완벽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대표단은 그동안 여러차례 연습을 했고 일부 「신입」 대표들은 과외학습까지 했을 정도.
○…정부가 회담준비에 본격적으로 발벗고 나선것은 10월에 들어서면서 부터다.
고위급회담 대표단은 지금까지 여러차례의 모의회의,관계부처간 전략회의,부처별 실무관계자 회의와 대표자들의 개인교습 등 총체적인 준비를 해왔다. 이중 모의회의는 수석대표인 정원식총리 등 7명의 대표단이 전원참석한 가운데 갖는 실전연습. 10월초부터 지금까지 삼청동 회의실 등에서 10여차례 치러졌다.
7명의 회담대표중 정 총리는 개인적으로 이번 회담에 가장 많은 열성을 보인것으로 알려졌다. 정 총리는 틈나는대로 이동복 특보 등 보좌진과 통일원 관계자 등으로 부터 보고를 받았고 관련전문가 등의 조언도 수차례 들었다는 것. 정 총리는 특히 「선배」 수석대표인 강영훈 전 총리도 사석에서 만나 그의 경험을 전수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부의 한 관계자는 『정 총리의 진도가 무척 빨라 놀라울정도』라며 『그의 진면목이 회담에서 잘 발휘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자신했다.
우리 대표단은 오는 21일 최종연습을 가질 예정이다.
○…4차 회담에서는 이전의 회담들에 비해 몇가지 다른 점들이 눈에 띈다.
먼저 대표단 인적 구성에 있어 반이상이 새로운 인물. 지난 5월의 개각으로 새인물들이 등장한데다가 그동안 북측에 비해 일부 우리 대표들의 격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지적이 있어 이를 바로잡았기 때문.
정 수석대표는 지난 5월 노재봉내각의 사퇴에 따라 강영훈 전 수석대표의 배턴을 이어받았고,송한호대표는 통일원장관이 부총리로 격상되자 통일원 차관으로서 자리를 이어받았다.
강현욱대표는 이진설 전 대표가 건설부장관으로 기용됨에 따라 경제기획원 차관으로 임명돼 대표단에 합류했다.
이동복대표는 이병룡 전 대표가 민족통일연구원장으로 자리를 옮긴뒤 총리특보를 맡게돼 대표단의 일원이 됐다.
송응섭대표는 정호근 합참의장이 북측의 김광진 인민무력부 부장보다 격이 높다는 의견에 따라 합참 1차장으로서 대신 테이블에 앉게됐다.
○…회담의 일정,특히 수행취재단의 취재영역이 이전에 비해 다소 확대된 점도 눈길을 모으는 부문. 수행기자들은 오는 24일 북한 탁구선수 이분희,유순복,김성희 등과 인터뷰 기회를 갖게됐다.
그러나 우리측은 당초 이들 선수들의 가정에 대한 방문취재를 원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평양현지에서의 일정조정문제가 남아있다. 이와함께 평양 제일백화점,광복거리참관 등도 북한주민들의 생활상을 직접 볼수있는 기회가 될것이다. 우리측은 현지에 가서 일반 북한주민들의 가정 방문취재도 요청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정 총리의 김일성주석 면담일정인 여전히 불투명한 것으로 전해져 귀추가 주목된다.
우리측은 남북 유엔가입 등 상황변수가 많이 등장하고 정 총리가 신임인한 점을 고려,김 주석 면담이 이뤄지기를 희망하고 있지만 『굳이 무리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
○…이번 회담도 많은 뒷얘기거리를 남길 것으로 예상되는데 정 총리의 가족상봉여부도 그중 하나. 정 총리는 황해재령이 고향으로 사촌형 유식씨와 외사촌 등이 북한에 남아있다는 것.
그러나 총리실측은 이미 비공식경로를 통해 북한측에 『가족을 만날 의사가 없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북한측의 대응에 관심. 총리실의 이같은 민감한 자세는 지난 2차회담때 강 전 총리가 북한측의 집요한 공작으로 친여동생을 만났다가 곤욕을 치렀던 경험에서 비롯된것.
이번 평양행에 이례적으로 강용식 비서실장이 수행하는 것도 이같은 북한측의 정치공작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이라는 해석도 있다. 이에비해 정 총리자신은 북측이 끝내 가족상봉을 고집할 경우 공개적으로 만날 용의가 있다는 뜻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적어도 정 총리의 식단에는 북한의 자랑인 「단고기(개고기)」가 오르지 못하게된 점도 흥미로운 대목. 이는 정 총리가 개고기를 전혀 입에 대지못하기 때문에 우리측이 특별히 북측에 요청했다고 한다.<신효섭기자>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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