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50개주 중에서도 캘리포니아주는 교통법규가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고속도로에서 시속 55마일(88㎞)은 엄연한 법정 허용속도다. 어기면 어김없이 걸린다. 횡단보도가 아닌 차도라 하더라도 사람이 차길에 들어서면 차는 무조건 서야한다. 차가 사람만큼이나 많을 정도이지만 교통법규는 사람위주의 철저한 인본주의다. ◆그 까다로운 교통법규를 고집하는 캘리포니아주이건만 운전면허를 내주는데는 의외로 선선하다. 차를 몰고 갈수 있는 기본적인 기술만 익혔다고 판단되면 면허는 쉽게 내준다. 면허기준도 운전실력보다는 준법태도나 운전할때 지켜야할 질서의식과 예절 등에 초점을 둔다. ◆아무리 운전기술이 능숙해도 운전하면서 지켜야할 에티켓이나 준법정신에 문제가 있는듯 해보이면 3∼4번은 눈딱감고 떨어뜨린다. 교통사고 예방은 운전기술의 능숙여하 보다는 교통법규와 질서를 잘지키고 에티켓을 겸비하는게 더 중요하다는 그들나름의 체험에서 나온 관례다. ◆그런데 우리는 반대다. 운전면허를 따는데는 더없이 까다롭다. 필기시험에 자동차 구조공학 문제까지 출제되고 면허시험장에서 치르는 실기시험도 엄청나게 어렵다. 실제운전때 별필요도 없는 것을 떨어뜨리기 위해 시행하는 것같은 함정테스트가 많다. ◆그래서 면허증만 따면 최고운전자가 된듯한 착각을 갖게돼 사고를 많이 내게되는게 아닐까. 우리 운전면허시험제도는 이제 고쳐야 한다. 면허는 쉽게 내주고 그 다음부터 책임은 철저히 지라는 식으로 해야한다. 그런 의미에서 경찰이 추진하는 운전면허학원 위탁제도 같은 것은 부정이 개입될 소지만 막을 수 있다면 도입해볼만하다. 그리고 면허시험차에도 오토매틱을 병행,응시자에게 선택토록 하는 아량정도는 갖춰야 한다. 관계당국의 배려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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