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정 원류그룹」 후보다툼에 “착잡”/YS대세론·자유경선 사이서 일정거리/지나치게 신중… “때되면 나설것” 견해많아○…민자당의 차기대권 후보구도와 관련,대세론의 조기확산을 시도하는 김영삼대표측과 자유경선을 주장하는 민정계 일부 중진들의 공개행보를 착잡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민정계 인사들이 의외로 많다.
이춘구·이한동의원을 주축으로 하는 이른바 「민정계 원류그룹」이 이들로 이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김 대표측과 자유경선론자들 사이에서 「일정거리」를 유지하고 있으며 박준병·심명보의원 등도 이들과 교감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특히 두 이 의원은 5공과 6공에서 「나란히」 민정당 사무총장과 원내총무를 지내는 등 권력의 중추부를 지키면서 권력핵심부와 호흡을 같이해 왔다.
이들은 6공들어 실세로 급부상한 박철언 체육청소년부장관이나 여권인사로는 이례적으로 독자영역 구축을 시도해온 이종찬의원,또는 신민주계로 간주되고 있는 김윤환 사무총장 등 현 고위당직자와 정순덕의원 등과도 일정한 선을 그어온 인사들이다.
두 이 의원은 특히 6공의 최대과제였던 5공 청산작업의 마무리단계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증언(이한동의원)과 정호용의원 사퇴(이춘구의원)를 역할분담하듯이 관철,「5공 청산팀」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들은 5공 청산작업의 마무리와 병행해 추진된 3당 합당과정에서 다소 소외돼 지금까지는 정치핵심권에서 비켜서 있지만 이같은 경력과 입지때문에 일거수 일투족이 적지않게 주목을 받아온게 사실. 실제로 여권핵심부 또한 이들에게 오래전부터 직·간접의 여러경로를 통해 민정계의 대동단결을 위한 각별한 노력을 당부해오고 있다는 후문이다.
그런만큼 이들은 일단 외부의 불필요한 오해와 잡음을 불러일으키지 않기 위해 운신에 있어 자로 눈금을 재듯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또 3당 합당후 계속돼온 후보구도 갈등과 이와관련한 일부 인사들의 행태에 대한 이들의 부정적 시각이 이같은 운신을 가중시킨 것같다.
그러나 핵심부와 긴밀한 「연」을 감안하면 때가되면 전면에 나설것으로 보는 견해가 유력하다.
○…이춘구의원은 정치현안에 대해 긴침묵을 지키고 있으나 노태우대통령과는 주요현안이 있을때마다 「독대」를 하는 등 특별한 관계를 유지해온 막후의 핵심측근으로 알려져있다.
지난해 연말의 민정계 대규모 송년모임이나 지난 8일의 민정계 중진들의 골프회동에 정치적 무게가 실렸던 것도 이 의원이 초청자였기 때문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의원은 공식회의 외에는 중앙당사에 모습을 비치지 않고 있으나 민정계 일반의원들과의 잦은 골프모임 등을 통해 민정계 결속에 주력하고 있다.
김태호·이성호·홍희표·조경목·장영철·이해구·김근수·임인규의원 등이 자주 어울리는 멤버.
이 의원은 공개적인 언급은 피하고 있지만 내심으로는 대권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들의 행동을 못마땅하게 보고 있다는게 주위인사들의 얘기.
이 의원은 특히 『핵심부의 의중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후보구도를 놓고 왈가왈부하는 것은 통치권누수만 가져올뿐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않는다』며 타계파는 물론,일부 민정계 중진들도 아직은 자숙할 시기라고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후보구도 문제는 14대 총선이 끝난뒤 노 대통령의 의중에 따라 결정돼야 하며 그때까지 민정계는 박태준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결속을 다져야 한다는 것이 이 의원의 생각인듯 하다.
○…경기·인천출신 의원들의 리더격인 이한동의원도 『지나치다』는 일부의 비판에도 불구,여전히 조용하고 신중한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지난 14일 있었던 이 지역 출신 초선의원들(일삼회)의 초청모임에도 불참하는가하면 지난 여름 「일삼회」의 일부 의원들이 사무실 개설을 추진하자 이를 만류한 것 등이 그 예.
이와 관련,정가일각에는 이춘구의원과는 달리 「뜻밖의 기회」가 올 수도 있다는 기대가 거꾸로 이 의원의 운신폭을 좁히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경기·인천출신 의원들 외에 유학성·김영구·박재홍·이원조·이광로의원 등과 가깝게 지내고 있다.
그러나 역시 이춘구의원과 가장 속마음을 터넣고 지내는 사이이며 따라서 14대 총선후 후보구도 가시화 등에 대해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박준병의원 역시 기본적으로는 두 이 의원과 시각을 같이하고 있다.
박 의원은 특히 야권통합 후의 중부권사정 등을 들어 14대 총선전 후보구도 가시화는 총선전략에 비추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론을 펴고 있다.
심명보의원은 한때 이종찬의원 중심의 신정치그룹과 가까웠으나 최근엔 한발뺀채 두 이 의원과 자주 어울리고 있다.
두 이 의원과 마찬가지로 노 대통령의 결정에 따라야 하며 그에앞선 성급한 행동은 자제해야 한다는 입장임은 물론이다.<김종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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