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세에 비해 월등한 「상징적 지위」 확보/14대 비호남지역 지지확보가 갈림길민주당이 합당선언 1개월을 맞으면서 그동안 당내에서 점하게된 민주계의 위상과 향후입지에 새로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9월16일의 구신민·민주 양당합당선언이 당시의 현실적 당세보다도 당위적 상징성을 「원리」로 이루어졌음은 주지의 사실. 그럼에도 김대중대표의 신민계보다는 민주계쪽에 시선이 더 가게되는 이유는 당시 민주당에 합당직전의 내부위기가 상대적으로 더 높은 수위였고 지지기반과 지역적 특성이 신민계와는 속성을 달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랄 수 있다.
합당의 정치적 효과가 호남과 비호남 지지세의 호환 가능성에서부터 기대된다는게 일반적 견해들이지만 합당 한달을 맞아 민주계의 지지지역인 영남 등지의 여론추이에 지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은 다가오고 있는 14대 총선 등을 감안하면 당연한 일이다.
통합 민주당 출범이 부동의 야권대권주자인 김 대표에게 적지않은 위상강화를 안겨주었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의가 없는데 비해 이기택대표 등 민주계의 대차대조표는 재점검 해볼만 하다는 견해가 많다.
그리고 여기에는 지지세력이나 당내 지도력의 응집성에 현저한 차이를 지니고 있는 김 대표와 이 대표의 「정치력」 문제도 깊이 깔려 있다고 할수 있다.
○…합당직전 최악의 분열위기에 몰려있던 민주당으로서는 통합야당으로의 탈바꿈이 적지않은 위기관리 수단이었던게 사실이다. 더나아가 민주계는 과거 「민주당」과는 비교가 되지않는 향상된 지위를 누리게 됐음도 사실이다.
우선 이 대표만 하더라도 「당내관리」에 급급하던 군소야당총재에서 「강력한 야당」의 대표성을 갖추게 됐다. 이는 이 대표의 개인적 정치이력으로만 보더라도 중요한 전환점이 된다.
이같은 이 대표와 민주계의 지위향상은 신민·민주 합당이 대등한 당대당통합 이었던데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이와함께 민주계가 자신들의 정치적 부가가치를 늘릴 수 있었던 여타의 경우도 비슷한 맥락에서 설명될 수 있다.
특히 당내 의사결정 과정에서 양측동수의 최고위원회의가 의결권한을 갖게된 것도 향후 민주계 입지강화에 중요한 바탕이 되고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문제는 야당통합의 명분을 충족시키고 수권능력에 결정적 도움이 될 비호남지역 지지세력을 어느정도 확보해낼 수 있는가라는데 있다.
이 문제는 통합 민주당자체가 향후 각종선거 등을 통해 이뤄내야할 과제이지만 민주계의 손익산술에도 결정적 요인이 될수 밖에 없다.
이 대표를 비롯한 민주계 지도부가 상대적으로 강력한 구조인 신민계를 상대로 비호남의 면모를 일반국민에게 얼마나 성공적으로 심어줄 수 있는가가 민주계의 향후입지에 관건이 된다고 볼수 있다.
이 점은 민주계 인사들의 「우려」 못지않게 김 대표 스스로가 너무 잘알고 있고 이 대표를 비롯한 민주계 핵심인사들도 김 대표의 이같은 「지혜」에 기대를 걸고 있다.
지금까지 한달동안 보여온 민주당의 행적은 이런 측면에서 자리를 잡아왔다고 할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계 인사들에게서 일말의 「불안감」이 읽혀지는 것은 야당통합 자체를 평가하는 여론과 중부권을 포함한 비호남,특히 영남권에서 아직껏 씻어지지 않은 「반DJ정서」를 어떻게 소화해 내느냐에 고심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민주계가 스스로 부정하지 못하는 이같은 취약성은 일사불란한 리더십을 같지 못한 자체구조에서부터 비롯된다고 볼수 있다.
리더의 입장에서 이 대표의 합당결정은 일단 「현명한 선택」이었다는 평가를 받을만하다. 이 대표에게 통합야당 선택은 두 김시대 이후의 차기정치지도자의 위치를 겨냥한 「포석」으로서의 성격을 띨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같은 정치적 기회의 확대는 과거 민주당내 비주류세력을 대표하던 김현규 최고위원이나,재야출신 민련그룹을 이끄는 이부영 최고위원 등의 여타 지도급 인사들에게도 「미래」에 대한 담보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분석이다.
즉 형식적인 대등한 관계에도 불구하고 당이미지에서 김 대표의 절대적 존재를 희석시킬지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라는 것이다.
아직껏 시험단계라 해야할 민주당의 가능성,그리고 민주계의 향후 정치적 위상은 일단 총선을 거쳐봐야 한다고 말할수 밖에 없을것 같다. 그리고 이는 지역감정에 익숙한 국민들의 투표행태 검증이라는 또하나의 관문을 남겨놓고 있다.<조재용기자>조재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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