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받을 행동 절대없었다” 결백호소에 법대 여교수,성적희롱 노골적으로 증언【워싱턴=정일화특파원】 11일 열린 클레어런스·토머스의 제2차 인준 청문회는 전례없는 관심을 끌었다.
노골적인 성적묘사가 거침없이 튀어나왔고 미국의 주요TV 방송들이 하루종일 이를 생중계했기 때문이다.
원래 법사위는 이 사건을 어물쩍 넘기려 했었는데 성적희롱을 당했다는 주장자가 법과대학 미혼 여교수인데다가 그동안 비밀리에 조사됐던 FBI(연방수사국) 기록이 언론에 일제히 누출돼 이날 재청문회를 열게된 것이다.
3백명쯤 들어갈 수 있는 미 의사당내 러셀빌딩 325호실은 신문,TV,라디오,주간지,월간지 등에서 나온 2백여명 기자들과 찬반증언 관계자 및 방청객으로 꽉 들어찼으며 CNN,ABC,NBC,CBS 등 미국의 전국TV들이 일제히 무제한 현장중계를 시작해 전 미국의 여론초점이 이곳으로 쏠렸다.
청문회를 재개하면서 조셉·바이든 법사위 위원장은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의원이 개인 사생활에 관련된 질문을 하면 직권으로 발언을 중단한다,증언자가 비공개를 요청하면 이를 수락한다,그리고 민주당과 공화당에서 각각 3명만 신문한다는 원칙을 발표했다.
이어 토머스판사의 심각하고도 결의에 차 보이는 성명서 낭독이 있었다. 그는 애니타·힐교수가 주장하는 「모든 성적희롱」은 절대로 한 일이 없다고 단언했다.
자신은 연방교육부의 민권담당차관보(국장) 또는 고용기회균등위원회(EEOC) 위원장으로서 성적추언을 매우 심각한 것으로 간주하고 이를 통제하는데 모든 노력을 바친 사람이라면서 그동안 머리를 싸매고 생각해봤으나 성적희롱은 물론 그렇게 오해받을 수 있는 행동이나 말도 절대로 한일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9월25일 FBI가 성적추언 여부를 조사해간뒤부터 자신의 명예,인격,이름이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받았으며 가족·친구들의 명예까지 망가뜨려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난을 딛고 감옥에 가지않기 위해 열심히 살았으며 결국에는 대법관이라는 존경스런 자리에까지 지명받게 됐는데 자신의 1백3일간의 청문회를 통해 마약중독자,인종주의자,아내구타자,드디어 성적추언자로 비판받는 괴로움을 당했다면서 이런 청문회 과정은 미국의 앞날을 위해 그만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호소력 있어 보이는 듯한 토머스판사의 증언이 있은 직후 부시 대통령은 증언이 『매우 감동적이고 힘있는 것』이었다고 평가하면서 토머스는 인준돼야 하고 그렇게 될것으로 믿는다고 특별발언을 했다.
토머스가 퇴장하고 그를 성적폭언자라고 주장한 애니타·힐(35) 교수의 발언이 시작됐다.
약간 힘없이 보이지만 차분하고 진실성있는 모습으로 힐은 성적희롱의 현장을 생생하게 증언했다. 그가 교육부 민권담당차관보(토머스)의 법률고문으로 취직한 2개월쯤후 토머스는 『밖에 나가 사귀자」고 제안해 왔고 이를 거절한 얼마후 토머스는 집단혼음,여성이 강간당하거나 짐승과 성행위를 하는 내용의 음란영화를 본 얘기,그리고 가슴큰 여성의 여러가지 성행위 묘사를 사무실이나 공무를 핑계로 함께한 식당에서 했다고 증언했다.
힐 교수는 이어 토머스상관이 자신의 성핵위 능력을 자랑한 얘기,『콜라에 누가 음모를 넣었구먼』이라는 등의 짙은 농담을 한 내용을 무표정하게 진술했다.
한 분석에 의하면 전체 미국인의 50%가 이날의 청문회를 청취하거나 시청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일부 토머스 지지의원이 반대쪽으로 돌아서는 모습을 보였다.
토머스판사의 모두 진술이 있은후 해치의원(공)은 『당신은 지금 신세타령을 하는건가. 여기는 미국에서 가장 위엄있고 중요한 자리의 하나인 대법관을 인준하는 장소다. 당신의 명예가 어떻게 됐다구…』하면서 호통을 치기도 했다.
점입가경으로 빠져 들고 있는 토머스 청문회는 13일까지 계속되며 인준투표는 당초 예정보다 1주일 늦춰진 15일 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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