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권 지나친 의식 “비실리적”/북한과 수교계획은 시기상조모세·예가르 이스라엘 아시아 아프리카담당국장(61)은 5일 『이스라엘 정부는 대한관계정상화를 항상 고대해왔다』고 전제하고 이에 대한 『한국정부의 빠른 대응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을 방문한 이스라엘측 인사로는 최고위급으로 지난 3일부터 3일간 한국을 방문했던 예가르 국장은 이날 한국일보와의 회견에서 『한국정부가 과거 사상적 대립관계에 놓였던 구공산동구권과 수교를 갖는 터에 이스라엘이 배제된 것은 형평의 원칙에도 어긋난다』며 이같이 촉구했다.
또한 이스라엘이 이집트를 비롯해 요르단,사우디 등 주변아랍국과 직·간접교역을 증대시키고 있는 마당에 한국이 지나치게 아랍권의 눈치를 보며 관계정상화를 회피하는 처사는 비현실적이며 비실리적 논리라고 잘라 말했다. 예가르 국장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분단국이었던 구서독도 한때 이스라엘과 아랍 양쪽을 저울질하며 망설였으나 양쪽을 모두 선택해 오히려 국익을 증진했던 경험을 예로 들었다.
한국과 이스라엘은 지난 62년 대사급 외교관계를 수립했으나 정부는 중동아랍국과의 관계를 의식,상주대표부 설치를 미뤄왔다. 또 70년대초 중동진출과 석유파동을 겪으며 친아랍실리외교 노선을 택하면서 양국관계가 냉각돼 지난 78년 2월 이스라엘의 서울대사관이 동경으로 철수한후 현재는 공사급상주원 1명만이 서울에 잔류해 있다.
서울방문을 마친후 6일 북경으로 떠난 예가르 국장은 이스라엘이 과거 대사급 상주대표부를 가졌던 한국보다 사회주의국가인 중국과 무역 등 협력관계를 증진하고 있는 현실은 아이러니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스라엘북한간의 수교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예가르 국장은 『공산국가와는 수교를 하지않는 이스라엘의 원칙』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동구국들이 탈공산·민주화의 길로 접어들고 난뒤 곧 이스라엘과 외교관계를 수립한 사실을 예로들며 『북한의 전체주의사회에 민주화 변혁의 기운이 보일때 수교를 논의해도 늦지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까지 북한으로부터 수교에 관한 어떤 제의도 없었으며 이스라엘측으로서도 북한에 먼저 제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근 40년간의 직업외교관으로서 틈틈이 동화창작 등 아동문학에도 관심을 갖고 있는 예가르 국장은 최근 한국의 동화 등을 영어로 번역해 이스라엘에서 출간했다며 『작은 걸음이지만 서로를 이해하는 밑거름이 되길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세계적 관심사로 부각된 중동평화회의 개최에 대해 이스라엘 외교 3인자인 예가르 국장은 『이스라엘이 처한 특수한 안보상황을 이해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평화회의의 필요성을 지난 40여년간 누누이 강조해온 주체는 이스라엘이었음을 상기시키고 아랍권내 강·온국간의 의견대립이 회의개최에 장애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윤석민기자>윤석민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