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미흡 불구 대미관계 개선노력 활발해져/리셉션 개최등 재미교포 사회와 연대모색도【유엔본부=김수종특파원】 연형묵 정무원총리와 김영남 외교부장 등 북한의 고위 유엔대표단 일행이 8박9일간의 뉴욕체류 일정을 마치고 6일 미국을 떠났다.
연 총리 일행의 유엔방문은 신규회원국 대표단의 통상적인 방문의 차원을 넘는 외교전략을 포함했다는 점에서 회원국은 물론 미국과 한국의 관심사였다. 즉 핵사찰의 국제적 압력과 함께 공산주의 붕괴에 따른 개방압력을 받고있는 북한이 유엔가입을 계기로 어떤 변화의 단서를 보여줄 수 있느냐는 관점에서 국제사회의 관심 쏠릴 수 밖에 없었다.
북한 대표단 일행이 8박9일간 뉴욕에서 보여준 행동을 종합해보면 ▲유엔을 통한 탈고립화 ▲대미접근 ▲미주교포 사회에의 발판구축 등 세가지 방향으로 나누어 볼수 있다.
첫째,남북한의 유엔가입과 관련해 북한은 「무임승차」로 유엔무대에 서게된 셈이다. 한국이 유엔가입을 위해 최근에 투자한데 비하면 북한은 공짜나 다름없다. 물론 한국은 유엔가입의 주도권을 잡음으로써 유엔외교에서 적극성을 보인 반면 북한은 고립의 타성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취약점을 드러낸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북한 자신의 입장에서 볼때 회원국이 되고 연 총리 일행이 유엔본부가 있는 뉴욕에서 활동할 수 있었다는 것은 고립으로부터 숨통을 틀 수 있는 기회가 됐다는게 이곳의 외교관들의 분석이다.
뿐만아니라 북한은 필요에 따라 유엔을 방문하고 서방국들과 접촉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핵사찰 수용 등 국제적 여론만 수용한다면 고립의 껍질을 벗어 날 수가 있게 된 셈이다. 또한 연 총리일행의 유엔방문을 통해 북한수뇌부가 국제사회의 흐름을 체험한 것도 새질서에의 적응을 위한 산교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둘째,북한 대표단의 유엔방문의 숨은 뜻은 대미접근 이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그들이 의도했던 성과는 이루지 못했다. 미 국무부는 북한대표단의 행동반경을 뉴욕에서 40마일로 묶었다. 때문에 연 총리 일행은 당초 계획했던 워싱턴 내셔널프레스클럽 연설 등 미국내의 활동을 뜻대로 할 수 없었다. 연 총리가 주최한 유엔 가입 경축리셉션에 미국 대표단이 불참했고 또 국무부 관리가 북한 대표단을 공개적으로 접촉해주지 않았다.
그러나 한편 김영남 외교부장은 카네기협회의 연설,미국언론과의 인터뷰,개스턴·시거 전 국무부차관 등 학계 사람들과 적지않은 접촉을 벌이며 대미접근의 시그널을 보내고 미국정부의 태도를 간접적으로 파악하는 기회를 얻었다고 볼 수 있다.
북한은 또 한국과의 접촉을 기피해,이상옥 외무장관측의 회담신호도 본체만체 했다. 그러나 미국의 대 북한관계 개선의 전제조건이 핵사찰 수용과 함께 남북대화인것을 감안할때 아직 현실감각이 한참 뒤떨어져 있다는 것이 한국 외교관들의 지적이다. 어쨌든 미국의 냉담한 반응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유엔가입전보다는 미국에 훨씬 가까이 접근해오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셋째,북한 대표단은 이번 유엔가입으로 친북교포들에 구심점을 부여하고 미·북한 관계개선을 위한 창구의 일환으로 활용하려는 기색도 보였다.
연 총리 주최 리셉션에서 교포를 상당수 초청하는가하면 교포초청 만찬에서 행한 연 총리의 연설에서 이같은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지난 여름 한시해의 미국 주요도시 순회 등과 더불어 북한은 재미교포와의 연대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북한은 이번 유엔외교를 통퉁해 탈고립의 맛을 본셈이다. 세계적 추세인 「민주화」에 대한 전만이 안보인다는 점에서 「유엔의 시각」과 「평양의 시각」의 괴리를 메우는데는 아직 많은 시간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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