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산그룹 안병균회장 소득랭캥 “1위”/100위권 진입 34명중 11명이 부동산업/김우중·정태수씨등 재벌회장 탈락많아국세청은 2일 지난해 돈을 가장 많이 번 1백대 사업가를 비롯,91년 종합소득세 고액납세자 명단을 발표했다.
이들 1백대 고액납세자들은 지난해 1천2백29억원을 벌어 이중 5백65억원을 세금으로 냈는데 이는 90년에 비교해 신고소득은 4.2%,세액은 5.6%가 증가한 것이다.
1백대 납세자의 소득 및 세액 증가비는 90년의 32.3%,18.1%에 비해 크게 둔화됐는데 이는 이들의 주된 소득인 배당소득이 90년 8백29억원(전체 70%)에서 올해는 6백81억원(전체 55%)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최고액 납세자는 신흥재벌인 나산그룹의 안병균회장(43)으로 47억4백만원의 소득을 올려 23억1천7백만원의 세금을 냈다.
○맹성호씨 7위 도약
○…올해 1백대 고액납세자 분포의 제일 두드러진 특징은 유명 재벌그룹 회장들의 순위가 뒤로 밀리거나 아예 탈락한 반면 주택·부동산 및 개인사업가들이 급부상 한 점이다.
지난해 8위에 올랐던 대우그룹 김우중회장을 비롯,2위였던 정태수 한보그룹 회장,36위 황순필 대한도시가스 사장,43위 유찬우 풍산그룹 회장,47위 임창욱 미원그룹 회장 등이 올해는 배당소득 감소로 1백위에서 탈락하는 이변을 보였다. 또 지난 89년과 90년 연속 1위를 차지했던 조종훈 한진그룹 회장이 4위로 밀려나는 등 재벌관계자들의 퇴조현상이 역력했다.
반면 주택업자인 맹성호 성호주택 대표가 지난해 55위에서 7위로 도약하고 새로이 1백위권에 진입한 34명중 11명을 부동산업자가 차지하는 등 주택·부동산업자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나산그룹 안병균회장이 지난해 11위에서 일약 1위로 뛰어 오른 주요 원인도 지난해 강남 대치동에 20층 건물을 지어 분양했기 때문
○현대 7명으로 “최다”
○…1백대 납세자중에는 부자·형제들이 많은데 재벌 2세가 1세 소득을 앞지른 것도 주목할 만한 특징.
현대그룹은 일가중 7명이 1백위권에 들었는데 정주영 명예회장이 지난해 13위에서 15위로 처진 반면 차남인 정몽구 현대정공 회장은 10위에서,2위로,3남인 정몽근 금강개발 대표는 처음으로 9위를 기록했다.
우성그룹도 최주호회장은 93위에 머물렀으나 장남 최승진부회장은 27위를 차지했다.
○…주요 재벌기업인의 순위변동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지난해 6위에서 5위로,김승연 한국화약그룹 회장이 7위에서 3위로,김석원 쌍용그룹 회장이 9위에서 6위로,최원석 동아그룹 회장이 14위에서 8위로 조금씩 상승했다.
이에반해 최종현 선경그룹 회장은 32위에서 43위로,구자경 럭키금성그룹 회장은 33위에서 48위로,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은 79위에서 90위로 각각 후퇴했다.
○황인용아나운서 6위
○…주요 직업별 고액납세자 순위는 의사의 경우 지난해 5위였던 김봉태 남서울병원장이 1위로 올라서고 변호사는 김영무변호사가 지난해에 이어 1위를 고수.
연예인은 비교적 순위변화가 적어 가수 조용필씨가 1억3천5백만원을 벌어 4년째 1위를 차지했고 황인용 아나운서가 6위로 새로이 20위권에 들어섰다.
◎안병균회장 어떤 사람인가/술장사 출발… 의류업으로 기업가 변신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번 사람이 된 안병균 나산그룹 회장(43)은 술장사로 출발,성공적 기업인 대열에 올라선 입지전적 인물.
중학교를 중퇴하고 18세때 고향인 전남 함평군 나산면에서 무작정 서울로 상경,밑바닥 생활을 하던 안 회장은 72년 서울 명동에 「또또와」라는 대중맥주점을 열면서 사업에 첫발을 디뎠다.
안 회장은 75년 서울 종로2가와 북창동에 유명한 극장식 식당인 「무랑 루즈」와 「초원의 집」을 개업하면서 유흥업계에서 확고한 기반을 잡계됐다.
안 회장은 이렇게 술장사로 모은 돈으로 81년 종로5가 의류도매상가를 인수하고 83년에는 여성의류 전문업체인 나산실업을 설립,기업가로서의 일대변신을 시도했다.
「조이너스」 「꼼빠니아」라는 여성의류를 생산하는 상장기업 나산실업은 지난해 매출 7백50억원으로 여성의류업체 매출 1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런가운데 85년 「무랑루즈」와 「초원의 집」이 도심 재개발사업으로 헐리게 되자 안 회장은 86년 극장식당 「홀리데이인 서울」을 인수,운영하기도 했으나 89년 이 식당을 인기연예인 이주일씨에게 팔고 유흥업계와의 인연을 끊었다.
안 회장은 현재 나산실업 외에도 건물관리회사인 나산산업,주택건설업체인 나산인터내셔널,스포츠센터인 나산 CLC와 경기도에 건설중인 나산골프장 등 5개 기업을 갖고 있다.
안 회장은 「홀리데이인 서울」 매각으로 지난해 처음으로 고액납세자 순위 11위에 얼굴을 내밀었었다.
올해 마침내는 1위 자리에 올라선 안 회장은 『기업의 성장은 무엇보다 주변의 신뢰가 바탕이 돼야한다』며 『이런 점에서 그동안 세금을 성실히 납부해온 것이 이런 뜻밖의 영광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배정근기자>배정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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