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선으로 남매 목조른뒤 안방 불질러/30대 집배원차림 추적30일 하오5시20분께 서울 마포구 대흥동 337의6 권세영씨(36·상업) 집에 집배원 복장을 한 30대 남자가 침입,방안에 있던 전화선으로 권씨의 아들 오복군(10·염리국교 4)과 2녀 미경양(9·신석국교 3)의 목을 조른뒤 방에 불을 질러 미경양은 숨지고 오복군은 중상을 입었다. 이 불로 40평 크기의 권씨 집이 전소됐다.
오복군에 의하면 이날 하오 학교에서 돌아와 동생과 함께 안방에서 비디오테이프를 보고있던중 갑자기 집배원복장에 검은색가방까지 든 30대 남자가 뛰어들며 다짜고짜 방안에 있던 전화선을 뽑아 자신과 동생의 목을 졸라 정신을 잃었다.
오복군은 숨이 막히고 온몸이 뜨거워져 정신을 차려보니 방안이 불길에 휩싸여 동생 미경양은 이미 온몸에 불이 붙은 상태였고 자신은 머리카락이 타고있어 비명을 지르며 밖으로 뛰어나갔다.
오복군은 대문밖까지 나와 쓰러졌으나 마침 집근처에 두부배달을 나갔다가 불길을 보고 달려온 어머니 이명숙씨(36)에 의해 인근 새마음병원으로 옮겨졌다.
숨진 미경양은 불에 탄채 타다남은 전화선이 목에 감겨있는 상태로 안방 문앞에 쓰러져 있었다.
권씨 부부는 지난 89년 이 집에 전세를 들어 1.4톤짜리 타이탄트럭으로 두부와 콩나물 등을 인근 주민들에게 팔아왔는데 낮시간에는 주로 집을 비웠으며 대문을 열어놓고 지냈다는 것. 장녀 경하양(14·이대부중 2)은 하교시간이 늦어 화를 면했다.
아버지 권씨 등에 의하면 지난 8월부터 거의 매일 하오4시30분∼6시30분 사이에 30세 전후의 남자가 계속 전화를 걸어 『남자는 필요없으니 미경이를 바꾸라. 나 삼촌이다』라는 등 횡설수설해 크게 불안해했으며 최근에는 집밖에 세워중 권씨의 트럭이 밤사이에 유리가 깨지고 타이어가 펑크나는 일이 잦았다.
경찰은 일단 전화를 건 남자와 범인이 동일인일 것으로 추정,주변 원한관계를 중심으로 수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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