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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살빼는 약 소동/부유층 부인행태 더 한심(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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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살빼는 약 소동/부유층 부인행태 더 한심(등대)

입력
1991.09.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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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찰청 여자 형사기동대가 최근 적발한 엉터리 살빼는 약 제조사건은 가짜 한의사들의 범행자체 보다도 범행에 걸려든 유한층 부인들의 어처구니 없는 행태가 더 관심을 끌었다.지난 26일 상오 여자 형사기동대원이 현장을 잡기위해 서울 서초구 서초동 진보한의원에 돈많은 고객을 가장,들어갔을때 특별히 안내된 뒷방에는 한눈에 보아도 부유층으로 보이는 부인 10여명이 치료를 받고 있었다.

온통 값비싼 외제옷과 장신구로 휘감은 이들중 일부는 양손에 수지침을 꽂고 있었고 또다른 일부는 가짜한의사 김광정씨(49) 부부가 만든 엉터리약의 효능을 극구 칭찬했다.

『약을 먹으면 곧 머리가 환하게 맑아지고 몸이 날아갈듯이 가볍다』 『불과 몇달만에 눈에 띄게 날씬해졌다는 소리를 듣는 걸 보면 확실히 영약』 『돈이 얼마든 아까운 생각이 들지 않는다』

이들이 칭찬한 효능이란것은 사실은 약에 포함된 「펜드메트라진염」이라는 마약성분때문. 마치 히로뽕 중독자가 환각상태때는 기분이 매우 좋다가도 약기운이 떨어지면 불쾌감등과 함께 식욕이 떨어져 점차 말라가는것과 같은 이치다.

김씨의 수법은 서울 강남일대 30∼40대 일부 유한계층 부인들의 생태를 이용한 것. 돈많고 할일없는 이들이 화투 등을 치며 하릴없이 낮시간을 탕진하는 대표적인 장소가 사우나이고 이들의 관심사도 오로지 몸매,의상,장신구 등 외모가꾸기라는 데 착안한 것이다.

고급여성사우나에 바람잡이들을 보내 『신비한 비만치료제를 만드는 한의원이 있다』는 말을 퍼뜨리자마자 예상대로 손쉽게 걸려들기 시작했다. 약값은 특별히 정한 필요도 없었다. 이들은 자신들의 부를 과시하듯 엉터리약 한병에 3백만∼5백만원씩을 서슴없이 던졌다.<김병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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