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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군축」 이젠 실천단계”(한국일보 월요포럼:한반도「비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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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군축」 이젠 실천단계”(한국일보 월요포럼:한반도「비핵」)

입력
1991.09.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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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대통령 하와이서 유엔방문결산 기자간담회/국제문제,타율아닌 “주도역할”/미 핵우산·우리 통일방안 불변/“부시의 핵전략변화 선언 우리와 사전논의”30일 귀국에 앞서 하와이와 호놀룰루에 기착한 노태우대통령은 29일 상오8시(한국시간 29일 새벽3시)부터 1시간동안 숙소인 카할라힐튼호텔의 마우카룸에서 수행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유엔 및 멕시코 방문결과를 결산하고 부시 미 대통령의 새로운 핵정책과 앞으로의 남북관계 등에 관해 자신의 견해를 피력.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이번 미국의 핵정책 변화와 관련해 부시 미 대통령으로부터 두번 친서를 받았는데요.

『그만큼 미국이 우리의 입장을 중요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봐야하겠지요. 오늘의 우리나라의 위상을 대변해 주는 것으로 국민과 함께 보람을 느낄수도 있겠지요』

­부시 대통령과의 뉴욕 정상회담에서는 무슨 말씀이 있었습니까.

『핵과 관련해 깊은 논의가 있었습니다.

나는 북한의 핵개발위험성을 지적하고 모든 외교수단을 동원,저지해야 한다고 얘기했지요. 결국 부시 대통령과 내 의도는 같은 맥락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한반도에서 전술핵이 철수돼도 한국은 계속 미국의 핵우산속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미국의 핵우산속에 있다고 봐야할 것입니다. 부시 대통령은 대륙간 탄도탄(ICBM)중에서 다탄두는 없애고 단탄두체제로 가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대한안보공약에는 하등의 변화가 없습니다』

­남북군축협상에도 좋은 전망이 있을 것 같습니까.

『결과적으로 도움이 될 것 입니다. 북한의 핵개발과 미국의 핵철수 정책과는 연계된 것으로 생각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북한은 엄청난 위험요소를 갖고 있기 때문에 어떤일이 있다해도 이를 막아야 합니다』

­미국이 즉각 철수한다고 했는데 그 시기는 언제로 보십니까.

『부시 대통령의 발표 가운데 「소련 등 다른나라들이 상응한 조치를 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한 대목에 착안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의 핵정책 변화에 따라 우리도 필요한 조치를 취한다고 했는데 남북한간의 군축조치라고 봐도 되겠습니까.

『그렇습니다. 군비통제문제도 구상단계를 지나 실천하자는데 와 있습니다. 지금까지 준비해온 것을 다시 챙기기도 하고 북한의 의심을 씻기위해 확실한 태도를 보여주면서 구체적으로 준비해 가야겠습니다』

­남북한간의 신뢰회복을 위해 우리가 먼저 실천할 수 있는 일은 어떤 것입니까.

『남북관계는 상호관계입니다. 따라서 북한에서 받아주어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북한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되도록 여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고 그것이 과거보다는 쉬워질 것이란 생각입니다』

­미국의 새 핵정책으로 북한이 어떤 변화를 보일 것 같습니까.

『처음에는 쉽게 응하지 않겠지만 지금까지 북한의 태도변화 과정을 보면 전망은 밝다고 봅니다. 유엔가입만 해도 「민족분단의 영구화」니 하면서 전혀 타협점을 보이지 않다가 결국 가입하지 않았습니까』

­다음달에 남북고위급회담이 열리는데 핵문제가 거론되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되겠지요.(김종휘 외교안보보좌관에게 확인하듯이) 맞지요?(김보좌관 「그렇다」고 응답』

­유엔연설후 주미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북한의 연방제 통일방안을 수용할 수 있다는 시사를 해 과거와는 다른 느낌을 받았습니다.

『언론에서 너무 과민하게 받아들인 것 같더군요. 원칙은 달라진게 하나도 없습니다. 우리가 내놓은 한민족공동체 통일방안도 여러단계 즉 정상회담,각료회담,국회회담 등을 거쳐 통일헌법이 만들어지고 그를 기조로 해서 정치적 통합을 이뤄나가는 것이지요. 우리는 「단일국가 단일체제」인데 북한은 「단일국가 2개체제 2개정부」안을 내놓고 중간단계의 일부분으로서 국가연합을 하자는게 고려연방제의 뜻이지요. 우리 통일방안의 원칙을 수정한 것은 아닙니다』

­오는 10월4일 김일성 북한주석이 북경을 방문한다는 보도가 있는데요.

『북한이 유엔에 가입하긴 했지만 핵문제로 국제적 압력을 받고 있고 경제적 어려움도 극복해야 되고 당면 과제가 한둘이 아니지요. 그러나 소련은 도울일이 없고 조금이라도 협조를 얻을수 있다고 조그마한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나라는 중국밖에 없지요. 중국의 지원과 협력을 얻기 위해서 북경을 방문하는 것 이겠지요』

­북한내부가 심상치않다고 하셨는데 구체적인 보고가 있었습니까.

『북한내부에서도 이제는 세계의 변화에 긍정적으로 따라야한다는 세력과 그래선 안된다는 수구적인 보수세력,즉 김일성 주체사상을 고집하는 세력간의 상당한 갈등이 일어나고 있다는 부분적인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는것이 사실이지만 결정적인 분석단계는 아직 아니라고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일본언론에서 또다시 신의주서 반 김일성 세력에 의한 어떤 일이 일어난 것으로 보도하고 있는데 어떤 근거가 있습니까.

『부분적으로 있기는 있는 것 같으나 아직까지 결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지 못하는 상태가 아닌가 봅니다. 어제 이곳 교민과의 리셉션장에서 북한에 다녀온 서대숙박사도 실감있게 얘기했듯이 북한 사람들이 현재 살고있는 상황을 세계의 다른 곳에서는 엄청난 불행으로 보고 있는데도 자신들은 행복하게 느끼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남북한 유엔가입과 부시 미 대통령의 전술핵 철수발표 등으로 한반도 주변정세에 일련의 변화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것이 국내에서는 어떤 영향을 미치겠습니까.

『핵에 대한 두려움을 국민들이 실감나게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핵전쟁의 경험이 없기 때문이죠. 그러나 부시 대통령 등 세계를 움직이는 지도자에게는 핵문제가 가장 큰 관심사입니다. 우리도 이제는 이런 문제를 놓고 미국의 진지한 협의대상이 됐다는 점에서 우리도 관심을 가져야 될 문제이며 또한 우리의 유엔가입으로 그만큼 국제적인 영향력을 지니게 됐다는 것을 부시 미 대통령과 핵문제를 협의하면서 실감했습니다. 특히 한반도에는 1백70만명이나 되는 병력이 대치하고 있고 가공할 화력이 이 만큼 밀도있게 배치된 지역이 세계 어느곳에 있겠습니까. 더구나 우리의 안보의식이 무디어져 가고 있다는 것이 국가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제일 큰 관심사인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제 충돌이 빚어진다면 그것은 6·25와는 비교가 안될 엄청난 민족적 희생이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남북한의 정상끼리 만나서 대화하자는 것이 아닙니까. 저쪽(북)에서도 아마도 정상회담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국내정치도 이제는 여야간에 작은 문제를 놓고 아웅다웅할 것이 아니라 이런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그러면 남북정상회담의 개최 가능성과 그 시기에 대해서는 어떤 전망을 하십니까.

『다음달에 있을 남북총리회담에서 가능성 여부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타협하지 않으면 안되겠다고 판단될 때 오히려 저사람들(북)은 단기적으로 강하게 나오고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이 그들의 전술이란 것도 염두에 둬야합니다』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강행하겠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그런 차원에서 볼 수 있겠습니까.

『그런 측면도 있겠지만 꼭 그렇게만 볼것은 없을 것입니다』

-북이 핵개발 포기를 거부하면 유엔안보리 등에서 강제 사찰결의안을 채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십니까.

『좋은 착안을 하고 있군요. 그런 가능성을 배제못하죠』

-다음총선 일정에 대해 구상이 있으신지요.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언제할 것 인가에 대해 구상을 세부적으로 해보지 않았읍니다. 급할게 있겠습니까. 법의 테두리내에서 선거일정을 결정할 것입니다』

-김대중 민주당 공동대표가 이번 소련·유엔방문기간에 정부와 야당간의 협조문제에 대해 유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여야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까요.

『그럴리가 있겠습니까. 이번에 유엔에 같이 가자고 한것은 유엔가입이 우리국민의 오랜 숙원이었고 이를 이룬 보람을 여야가 같이 나누는 것이 대내외적으로 보기도 좋고 협력관계의 모범을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심지어 독일의 콜총리도 한시간 이상 기다려야 했고 그런일이 수두룩 하지 않습니까. 나도 샌프란시스코에서 기다리게 하지 않았습니까. 이해해야지요. 그분도 당초 예정대로 소련지도자들을 만났으면 좋았을텐데 서운하겠지요. 김 민주대표의 본심이 그렇겠습니까』

­뉴욕에서 한미 정상회담때 부시 대통령에게 김영삼 민자당대표최고위원을 소개시킨 것을 두고 국내에서 여러가지 정치적 해석을 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자기들 마음대로 생각하는 것을 내가 어떻게 합니까. 내가 여당대표와 동행했는데 누구라도 소개시켜주는 것이 좋지 않습니까. 당연하고도 자연스러운일을 두고 이러쿵 저러쿵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유엔총회연설과 멕시코 방문의 소감과 성과를 말씀해 주십시오.

『유엔가입으로 타율에 의해 결정된 국제문제에 우리가 따가가던 것도 종식됐고 우리가 세계질서에 앞장서 나가는 주역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멕시코 대통령과 상호투자협력문제와 미국,멕시코,캐나다의 자유무역지대 형성에 있어 협력할 분야가 많음을 확인했습니다.

여기에 한가지 얘기할 것은 이제는 우리 스스로가 당당한 나라의 국민이라는 자부심과 명예를 지켜나가야 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아울러 미래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지키면서 이런 자부심이 손상되지 않도록하고 더욱 빛나게 해야할 것입니다』<호놀룰루=이종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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