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새벽 3시40분께 서울 성북구 석관2동 S전당포 3층 건물에서는 특공작전을 방불케하는 경찰의 인질범 체포작전이 벌어졌다.전날밤 10시께부터 6시간동안 경찰과 주민을 긴장시킨 범인은 이곳에 사는 재수생 김모군(19)이었고 인질은 다름 아닌 김군의 어머니(44)였다.
경찰은 김군의 친척들을 앞세우고 계단을 올라가 김군이 어머니 목에 식칼을 들이대고 있는 방안으로 들여보낸뒤 소동이 벌어지는 틈을 타 10여분만에 김군을 검거했다.
이날 사건은 저녁식사후 TV를 보던 김군이 갑자기 발작적인 신경질을 부리며 아버지(50·전당포업)와 어머니에게 대들자 아버지가 『너같은 놈은 혼아나야 한다』고 경찰에 신고,김군이 걷잡을 없이 흥분하면서 뜻밖의 인질극으로 발전한것.
내성적인 성격에 평범한 학생이었던 김군은 특히 어머니에게도 더할나위 없이 착한 외동아들이었다.
그러나 고2때까지 그런대로 중상위권을 유지하던 성적이 지난해 3학년 진급후 떨어지면서 김군의 성격은 눈에 뛰게 달라져갔다. 소위 「고3병」 「입시병」 증세에 시달리기 시작한 것이었다.
김군은 올해초 K대 입시에 낙방한뒤 심한 충격을 받아 아예 후기대는 지원도 못한채 재수생활을 시작했다. 자폐증,우울증 증세가 나타나 입시학원에 나가는것도 거부하고 하루종일 자기방에 틀어박혀 지내 친구들도 멀어졌다.
특히 최근들어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입시철이 다가오는 것을 느끼게 되자 별다른 이유없이 자구 가족들에게 화를 내는 등 상태가 뚜렷이 악화돼 갔다.
자신의 목에 칼을 댔던 아들이 경찰에 의해 정신병원으로 떠나는 순간 어머니는 허겁지겁 점퍼를 입혀주고 『추울텐테…』라며 울음을 터뜨렸다.
입시병의 폐해는 어디까지 갈것인가.<서사봉기자>서사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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