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히면 타인번호로 초범둔갑/지문조회 한달넘어 속수무책주민등록증을 변조하거나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번호를 대고 법망을 빠져나가는 범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수배된 범인들은 대부분 「쯩(증)갈이」 수법으로 경찰검문에서 빠져나가고 있으며 검거되면 전과가 없는 다른사람으로 둔갑,형량을 적게 받거나 구속적부심 등을 통해 풀려나 잠적하기 일쑤이다.
현행범으로 검거된 경우에도 범죄꾼들은 남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대어 초범으로 위장,보석 또는 구속적부심을 거쳐 풀려나거나 법정에서 가벼운 형을 받는다.
입건조사때 경찰은 이들의 10지 지문을 찍어 경찰청에 모두 조회하지만 일일이 수작업으로 보관중인 지문표와 대조해봐야 하기때문에 위장여부는 1개월 이상 지나야 판명되며 그동안에 신병처리가 끝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쯩갈이」 수법은 80년대초 위장취업이나 수배된 운동권 대학생들이 피신목적으로 처음 사용했는데 지금은 보편화됐다.
지난해 11월 인천조직폭력배 꼴망파 두목 최태준씨(38) 전과기록 누락사건 이후 경찰청은 이같은 둔갑범죄꾼들의 정체를 밝히는데 총력을 기울여 올들어서만 지문확인을 통해 3백69명을 색출해냈다.
지난 3일 서울 성동경찰서에 도박개장 혐의로 구속된 이숙자씨(39·여)는 동생(35·여)으로 위장,초범으로 기소까지 됐는데 26일 경찰청의 지문확인 결과가 나와 전과기록을 시정했다.
이씨는 도박전과가 드러날 경우 상습도박으로 중형을 받게될것이 분명하자 동생으로 위장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지난해 12월 서울 마포경찰서에 절도미수 혐의로 붙잡혔던 이상록씨(21)는 미성년자인 동생으로 행세해 불구속으로 풀려났다가 20여일뒤에 다시 붙잡혀 절도 및 공무집행 방해혐의로 구속됐다.
전국이 각 경찰서에는 이런 사례가 매달 1∼3건씩 발생해 애꿎게 담당형사가 징계를 당하는 일까지 생긴다.
경찰청은 현재로선 지문확인을 통한 추후시정이 유일한 방법이어서 연일 감식과의 전직원이 밤샘작업을 하고있으나 그래도 손이 모자라 10월초 일용직 20명을 따로 채용할 계획이다.<신윤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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