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방문중 「사과」 안해… “불행한 전쟁이었을뿐”【동경=문창재특파원】 아키히토(명인) 일본왕은 26일 태평양전쟁중 일본이 태국을 강점했던 사실에 대해 사과와 반성의 뜻을 표하지 않은채 「매우 불행한 전쟁」으로 표현하는데 그쳤다.
일본왕으로선 처음인 아시아국가 방문이어서 과거에 대한 언급이 주목됐었지만 과거를 생락한채 미래만 강조한 형식이 됐다.
아키히토왕은 26일 저녁 푸미본 태국왕 주최 만찬회서 인사말을 통해 『일본은 매우 불행했던 지나간 전쟁의 참화를 다시 반복하지 않도록 평화국가를 결의,이 결의 위에서 동남아제국과의 새로운 우호관계를 쌓으려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일본정부는 가이후(해부준수) 총리가 지난 5월 동남아를 순방할때 충분히 사과와 반성을 표했고 방문국 정부의 요청도 없어 국왕이 이를 반복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는 36년간 식민지로 지배했던 한국과 침략전쟁으로 큰 피해를 보인 중국에 비해 가해의 정도가 경미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그러나 태평양전쟁 도발 50주년을 2개월여 앞둔 시기성에 비추어 미흡한 발언이라는 여론이 일본국내에 제기되고 있다.
한 고교교사는 『전쟁중 아시아의 피해에 대한 일본의 책임이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작년 5월 한국에 대해 언급했던 「통석의 념」보다 후퇴한 발언이라고 평가했다.
한 대학교수는 『3년반동안 동남아 각국을 점령했던 일을 「불행한 전쟁의 참화」란 간단한 말 한마디로 묻어버려서는 안된다』고 말했고 어떤 작가는 독일의 바이츠제커 대통령이 과거의 잘못을 성찰하는 솔직한 책임의식을 표했음을 강조하면서 『좀 더 솔직하고 분명한 언급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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