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지평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지평선

입력
1991.09.27 00:00
0 0

과소비풍조 단속에 나선 정부는 여름휴가중 허가없이 무단 해외여행을한 공무원 3백96명을 적발하고 중징계하기로 하였다는데 무단외유를 했다는 공무원들의 직급을 살펴보니 3급 상당의 별정직 2명,4∼5급 39명이고 나머지 3백51명은 6급 이하의 기능직 또는 전문직이라고 한다. ◆이 자료만 놓고 본다면 고위직과 정규 공무원들은 충실히 근무하고 탈선을 않고 있는데 하위직과 특수직의 공무원들의 기강이 문란하다고 할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믿고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끗발 좋은 고위직은 찾아낼 엄두도 내지 못하고 요령좋은 정규직은 골라내지 않은채 끗발도 약하고 요령도 없는 하위직과 특수직의 송사리만 잡아냈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어떻든 6급 이하의 말단공무원마저도 상급자몰래 해외로 휴가여행을 다녀올 정도로 외유병이 폭넓게 번져있는 것이 우리사회의 현실인데 이렇게 된데에는 위정자와 지도층의 책임이 크다. 40수년의 숙원을 이룬 유엔가입이 대단한 것이기는 하지만 6백명이 넘는 대부대가 몰려가 뉴욕서 야단법석을 떠는것도 외유병 증세라고 풀이할 수 있다. ◆핑계만 있으면 해외로 달려가는 외유병 중증환자로 공영방송인 KBS를 꼽을 수 있다. KBS는 걸프전 때에는 사우디의 사막에서,소련의 정변때에는 모스크바서,남북한 유엔 동시가입 때에는 뉴욕에서 저녁9시 종합뉴스를 현지 진행하면서 기동성을 과시하였으나 기동성을 과시하였으나 종합뉴스의 현지 진행은 국내외 중요뉴스를 뒷전으로 돌리고 내용마저 부실한 현지가십으로 공연히 시간만을 때워 짜증스럽기만 하다. ◆종합뉴스의 현지 진행에는 진행자,취재기자,프로듀서,카메라맨,엔지니어 등 요원만도 수십명이 투입되고,통신위성의 전파료가 엄청난데 알찬 뉴스를 신속하게 알리면 몰라도 그렇지도 못하면서 단지 실적과 시민을 위해서 걸핏하면 현지진행을 강행하는 것이야말로 전파의 과소비이며 보도의 사치가 아닐 수 없다. 이런것부터 지양하여 낭비를 줄이는 것이 사치와 과소비를 몰아내는 첩경이 아닌가 싶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