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경기장 20대 회사원이 식장으로 예약/조건부양보 얻어냈으나 학교측 거부 “진통”전통의 연고전이 올해 개최예정일을 불과 일주일 앞두고 뜻밖의 장애에 부딪쳐 난항을 겪고 있다.
연고전 정상개최를 가로막고 있는 것은 한쌍의 결혼식.
연고전은 우여곡절끝에 10월4일과 5일 이틀동안 농구·야구·아이스하키·축구·럭비 5종목 경기를 진행키로 결정했으나 럭비와 축구가 예정된 5일 잠실주경기장에서 하오2시 임모씨(27·회사원)가 결혼식을 하기로 먼저 예약돼 있는 것이 확인돼 문제가 되고 있다.
임씨는 잠실운동장을 관리하는 서울시가 경기가 없는날 경기장을 무료임대키로한 방침에 따라 이미 2개월전 예약을 마친 상태였다.
올해 양교 정기전을 주최하는 고려대측은 전통적인 「9월 마지막주 금·토요일 개최」 원칙에 따라 9월27∼28일에 경기를 열기로 했으나 총학생회측의 요구로 올해에 한해 일주일을 연기했다.
총학생회측의 연기이유는 추석연휴직후라 고향에 간 학생들이 연고전에 앞서 3일간 열리는 「대동제」에 참석치 못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
학교측은 임씨 결혼식이 예정된 운동장 사정을 이유로 학생들의 연기요구에 난색을 표하다 지난 10일 교무위원회를 열어 학생들이 17일까지 임씨를 설득,경기장을 확보하는 것을 조건으로 수락했다.
다급해진 총학생회는 간신히 임씨를 설득,인근 잠실야구장으로 예식장을 옮기겠다는 약속을 받아냈으나 이날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5차전 일정과 또 겹치는 바람에 다시 딱한 사정을 호소,18일에야 임씨로부터 결혼식을 인근 보조경기장에서 하겠다는 양해각서를 얻어내는데 성공했다.
학생들은 이 사실을 19일 학교측에 알렸으나 학교측은 『임씨의 양해각서에 여러가지 지원을 요구하는 조건이 포함돼있어 학교가 이런 문제로 개인과 협상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학생들이 약속을 지키지 못했으니 4일 하루에 5종목을 다 치를수밖에 없다』고 최종 결정,연세대 측에도 통보했다.
사태가 이렇게되자 불쾌해진 임씨 가족들도 『연고전이 중요하다해도 결혼도 막중한 인륜지대사이므로 더이상 장소를 이리저리 옮길수 없다』고 못을 박았다.
난감해진 총학생회측은 결국 학교측으로 공격의 화살을 돌려 「소극적인 태도」를 맹비난하고 나섰다.
총학생회는 25일 그동안의 경과를 학교책임으로 돌리는 유인물을 학생들에게 배포하고 27일 학생총회를 열기로 하는 한편 5일 임씨 결혼식 이후에라도 경기를 강행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학교측의 「1일 전종목개최」를 저지할 예정이어서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지난 65년부터 현재의 5종목 대결로 양교정기전이 시작된이래 학원사태 등으로 5차례 유산된외에 전종목이 하루에 치러진것은 지난 84년 한번뿐이다.
연세대가 주최한 당시 고연전은 아웅산묘소 사건규탄대회 등으로 운동장을 확보치 못한 때문이었다.<송용회기자>송용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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