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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축조류」불구 강화되는 자위대(일본 군국화로 가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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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축조류」불구 강화되는 자위대(일본 군국화로 가나:하)

입력
1991.09.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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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어수준」넘는 막강군대/파병실현땐 체제바뀔듯/“정식군대화” 대두로 「자위군」 탄생소지도【동경=문창재특파원】 유엔의 평화유지 활동에 적극협력하고 싶다는 일본정부의 명분은 아무도 반대할 사람이 없다.

「지구촌」이라고 불리는 오늘날의 국제사회에서 다같이 평화롭게 살기위한 노력에 협력하는 것은 구성원의 일원으로서 미땅히 지향해야할 일이다. 그런데도 인접국가들이 일본을 의심하는 까닭은 소위 「협력」이란 군사면에만 치우쳐 있기 때문이다. 헌법정신과 실정법의 금지조항들을 어겨가면서 군대를 분쟁지역에 보내는것은 진정한 평화유지 활동으로 볼수 없다. 일본 말고도 그 일을 할 나라들은 얼마든지 있으며,또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훌륭히 그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일본이 해야할일,일본으로부터 진정 기대되는 일은 비군사분야에도 얼마든지 있다. 걸프전쟁이 끝난 이라크에 수십만명의 쿠르드 난민이 기아와 질병과 추위에 시달리고 있으며,쿠웨이트에는 유전화재로 인한 환경문제가 심각하다. 그들에게 담요 한장이나 라면 한박스를 보내고,의료진을 보내 병을 치료해주는 것이 더욱 시급한 일이다. 유전화재 소화와 뒤처리를 도와 지구환경 보전에 일익을 담당하는것도 기술대국 경제대국의 할일일 것이다.

머지않아 내전의 포연이 덧을 캄보디아에도 그런 일들이 기다리고 있다. 파괴된 학교와 도로를 재건하고 난민들의 주택을 지어준다면 자위대원보다 훨씬 환영받을 것이다.

이런 견해에 대해 일본의 지도층은 『경제적으로는 공헌할만큼 했다. 그 보다는 인적인 공헌을 해야한다』고 말한다. 인적지원은 자위대 파병이라는게 그들의 머리속에 굳어진 공식이다. 민간인 신분의 의료진이나 행정지원 요원의 파견은 인적공헌이 아니라는 생각인듯 하다.

그래서 이번에 국회에 제출한 평화유지활동(PKO) 관련법안도 자위대 파병만을 골자로 하고있다. 평화유지군(PKF)에 자위대를 파병하는게 위헌이라는 여론이 거세지자 일본 정부는 평화유지군을 「평화유지대」로 고쳐부르기 시작했다. 「군」에 자위대를 보내는 것이 아니라 「대」에 보내는 것이니 괜찮지 않느냐는 발상이다. 그러면서도 소총 기관총 같은 개인화기에 장갑차 같은 중장비도 보내야하며,만일의 사태에는 부대단위의 방어전도 가능하다고 말한다. 무력행사를 목적으로한 군대가 아니라 평화유지활동을 목적으로한 「대」이므로 헌법정신에도 위배되지 않는다고 강변한다.

지난 24일 이후 국회답변을 통한 가이후(해부준수) 총리의 발언은 지난해 유엔평화협력 법안파동때의 그것과는 너무 변질돼 있어 귀를 의심할 정도이다. 다국적군의 후방지원을 위해 자위대를 파병하자는 그 법안 심의과정과 폐기이후 가이후총리는 거듭 『자위대의 해외파견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공언했었다. 그 대신 『의료 통신 수송 등 비군사면에 사람을 보내 함께 땀을 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1년도 채못돼 다시 내민 법안은 그것과 정반대이다. 비군사면에서의 협력은 한줄도 없고 자위대 파병에 관한 조항뿐이다.

자위대의 파병실현이 일본의 방위체제에 부여하는 의미는 크다. 언제라도 파병이 가능하도록 자위대의 체제가 바뀌게 되며 보급 및 수송훈련도 강화된다. 또 그것을 명분으로 인원과 장비의 확충도 뒤따를 것이다.

그보다는 「자위대」로 만족할 수 없다는 논리의 대두가 두렵다. 정식군대가 되어야한다는 주장이 지지를 받게되면 「자위대」는 명실공히 「자위군」으로 재탄생할 것이다.

냉전후의 세계질서는 군축조류 위에서 형성돼가고 있다. 세계의 화약고라 불리는 한반도에서 조차 군축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에서는 정반대의 사조가 고개를 쳐들고 있다.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단계적으로 감축되는 미군의 자리를 일본이 차지해야 한다는 것이 일본 지도부와 방위청 당국의 생각이다. 이른바 지구규모적 안전보장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국제안전보장론」이 그것이다.

「경찰예비대」를 모체로한 일본 자위대는 글자 그대로 외부침략으로부터 국가를 지키는 자위대이지 군대가 아니다. 공격행위를 금지하고 철저한 방어중심의 조직과 편제를 취한것도 「전수방어」 원칙에 따른것이다.

24만여명의 병력에 첨단장비와 무기로 무장한 오늘의 자위대를 순수한 전수방어 조직으로 보는 사람은 없다. 연간 4조엔을 넘는 방위예산은 달러로 환산하면 미국과 소련 다음인 세계 3위이다. 지금도 조기경계 경보기 같은 첨단장비 확충에 여념이 없는 자위대는 전력상으로도 막강한 군대임에 틀림없다. 거기에 「세계경찰」의 일원임을 인정하는 분쟁지역 파병이 이루어진다면 아시아에는 다시 「일본공포」의 회오리가 몰아닥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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