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공무원 연금기금이 쌈짓돈인가(국감초점)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공무원 연금기금이 쌈짓돈인가(국감초점)

입력
1991.09.27 00:00
0 0

◎정부 임의사용은 사유재산 침해/증식외면·골프장건설 “주객전도”현지 조성돼 있는 각종 공공 「기금」의 방만한 운용은 어제 오늘에 지적되는 문제점이 아닌 「고질」로 인식돼왔다.

특히 정부가 이 기금들을 마치 호주머니돈처럼 마구 끌어다쓰는 행위는 기금의 본래 목적과 취지에 어긋나는 「전횡」으로 지탄받아 왔다.

이 때문에 그동안 국회는 각 상위의 국정감사와 정책질의 등을 통해 이러한 문제들을 꾸준히 제기했었고 그때마다 정부와 각 기금관리 주체들은 시정과 성실한 기금운용을 입버릇처럼 약속 했었다.

그러나 26일 국회행정위의 공무원연금 관리공단에 대한 감사에서는 3조7천8백억원의 막대한 공무원 연금기금의 운용을 둘러싼 여야의원들의 질타가 어김없이 반복됐다.

▲기금의 과다한 재정자금예탁 ▲기금증식 사업의 부진과 후생복지 사업의 무리한 추진 등이 「도마」위에 올랐다.

이날 공단측은 아예 회의 초반 「기금운용분석」 보고를 통해 『정부의 공공사업 지원을 위한 재정예탁 규모가 증가하고 있고 공무원 후생복지 사업의 지속적 확대로 기금증식 사업비중이 점진적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자백」하고 나섰다.

당연히 이를 받아 여야의원들의 합동공세가 시작됐다.

먼저 김우석의원(민자)은 『공단이 발족한 82년에는 증식사업 60.8%,공공금융 15%,후생복지 14.9%이던것이 90년에는 공공금융 37.2%,후생복지 29.3%,증식사업 28%로 주객이 전도됐다』고 주장했다.

양경자의원(민자)도 『기금증식 사업의 이익률은 연평균 15%인데 정부재정 예탁이율은 11%에 불과해 전체 공무원에게 막대한 손해를 끼치고 있다』며 『이는 공단의 직무유기가 아니냐』고 가세하고 나섰다.

김덕규·양성우의원(민주)은 『외국의 어느나라에서도 공무원의 사유재산인 연금기금을 정부에서 임의로 사용하는 경우는 없다』면서 『재정예탁으로 인한 이자손해가 얼마나 되는지 제시해보라』고 다그쳤다.

퇴직공무원 출신인 유기천의원(민자)은 『연금회계 잉여금의 경우 82년에서 84년까지는 꾸준히 증가했으나 그후 해마다 경감,90년말에는 6백62억원으로 82년대비 60%수준까지 감소했다』고 지적,역시 기금증식 사업의 소홀함을 나무랐다.

공단측이 『돈을 불리기보다는 정부의 힘에 눌려 돈을 빌려주거나 써버리는데 치중한다』는 의원들의 비판은 「무리한 후생복지 사업의 추진」 방향으로 곧 과녁을 옮겨갔다.

김종완의원(민주)은 『공단이 충남 천안군에 상록휴양소 건설을 계획하면서 37만평에 18홀 규모의 골프장 건설을 추진,환경파과 등의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면서 사실여부를 밝힐것을 요구했다.

박실의원도 『천안군 지역은 원래 기계공단 조성부지였는데 공단측이 이를 사들여 공무원 휴양시설 명목으로 골프장 사업을 벌이려 하고있다』면서 『소수특권층 공무원들만을 위한 골프장을 계획,집단민원을 일으키고 환경을 파괴하는 일이 연금공단의 정당한 사업이냐』고 추궁했다.

답변에 나선 손관호이사장은 지나친 「재정자금예탁」에 대해 『재정예탁이율이 연 11%이므로 창단이후 올 8월말까지 이로인한 기금손실액은 증식사업 운용시에 대비해 약 4천3백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문제있음」을 시인했다.

손 이사장은 이어 『다른 선진국의 경우는 연금기금에서 재정자금을 조달한 예가 별로 없다』고 말해 공단측이 대정부 관계에서 사실상의 「피해자」인 점을 은근히 하소연 했다.

손 이사장은 그러나 『천안의 땅은 「기계공단설립 추진위」가 공단조성을 목적으로 지난 79년 구입했으나 81년 1월 공단조성 계획이 허가되지 않아 방치중이던 것을 86년을 구입했다』면서 『환경오염은 법상규정을 준수해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골프장 건설은 골프의 건전스포츠화에 공직자가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기위해 계획한것』이라는 답변은 80만 공무원들이 들어도 웃을 수 밖에 없는 「억지」로 들렸다.<신효섭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