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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1.09.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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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의 유엔 동시가입에 즈음하여 뉴욕에 나타난 북한의 강석주 외교부 부부장의 발언이 지난주부터 연일 한국신문에 크게 실리고 있다. 고려연방제안을 양보,수정할 용의가 있다느니,남북간의 정상회담도 성사될 수 있다느니,남북한 외무장관회담도 추진하고 있다는 등 전례없이 활발하게 나오고 있다. 그는 또 남북문제에만 국한하지 않고 북한­미국,한국­중국간의 관계개선 문제까지 언급하고 있다. ◆외교 부부장의 위치에서 그처럼 중요한 문제에 대해 거침없이 말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그의 이같은 연쇄발언은 진위에 관계없이 평화애호국의 이미지를 심으려는 작업으로 보인다. 유엔회원국은 물론 한국민이 그 대상임은 말할것도 없다. 좀처럼 입을 여는 일이 없는 북한의 고위 외교당국자가 서슴없이 연일 안하던 소리를 해대니 한국언론이 대서특필하는게 당연하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한국언론의 생리를 잘알고 터뜨리는 북한의 작전이라고 보는 관측도 있다. ◆그의 유엔발언 시리즈중 『조선반도를 위해 우리와 미국이 관계를 맺을 수도 있고,남조선과 중국과의 문제는 또 그것대로 나아가는 것』이라는 대목은 미국을 향한 제스처 같다. 한국의 언론은 한중수교를 북한이 수용한다는 시사로 받아들이고 있으나 목표는 역시 대미관계 개선으로 봐야할것 같다. 그런에 이에 대한 미국의 반응은 퍽 냉담한것 같다. 현홍주 주미대사는 23일 이와관련,『미국은 북한이 핵안전 협정서명 등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서 행동하지 않는한 북한과 관계를 개선할 의사가 없음을 통보해왔다』고 밝혔다. ◆강 부부장의 연쇄적인 발언이 계산된 전략에서 나왔다면 10월2일의 유엔총회 연설을 위해 오는 27일 뉴욕에 나타날 연형묵총리와 김영남 외교부장 등은 무슨 내용의 발언들을 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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