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다른 골목 인식 생명건 반격/민의 어긋나 실패 가능성 높아소련 중앙아시아의 타지크 공화국 최고회의가 23일 개혁파인 대통령을 전격적으로 축출한 사건은 「8·19 쿠데타」 실패이후 전 연방차원으로 전개되고 있는 개혁움직임에 대한 보수세력의 정면도전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타지크공 최고회의는 고르바초프의 집권이전에 타지크공 공산당 제1서기를 지낸 강경 보수파 라흐만·나비예프를 임시 대통령으로 선출했을뿐 아니라 축출된 아슬로노프 대통령이 하루전에 발표한 공산당 불법화 조치를 무효화 시켰다. 이같은 타지크공 보수세력의 일련의 조치는 「8·19 쿠데타」 주역들도 감히 하지 못했던 「선명한」 입장표명이 아닐 수 없다.
쿠데타 이전까지 우즈베크 공화국,투르크멘 공화국 등과 함께 가장 보수적인 공화국 중의 하나였던 타지크공화국 이었지만 쿠데타 실패 이후에는 다른 공화국들과 마찬가지로 개혁이라는 「대세」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던 것이 사실이다.
현실을 수용하는듯한 보수세력이 갑자기 선회한 까닭은 우선 개혁세력의 성급함이 보수세력을 선책의 여지가 없는 막다른 골목으로 몰고갔기 때문이다.
아슬로노프 대통령은 개혁파의 취약한 정치적 입지는 고려하지 않고 러시아공과 연방최고회의의 선례를 좇아 공산당의 불법화와 재산 몰수를 명령했으며 또한 두산베 시장은 레닌 동상의 철거를 명령해 보수파의 생명을 건 반격을 초래했다. 보수파들은 『앉아 죽기보다는 서서 싸우다 죽자』는 비장한 심정으로 일종의 「의회 쿠데타」를 일으킨 것이다. 이들이 반격을 감행한 또 하나의 요인으로는 쿠데타 실패이후 연방정부의 통제가 급격히 약화된 것도 지적될 수 있다. 특히 발트3국에 대한 연방정부의 독립허용은 연방정부에 충성했던 이 공화국의 보수적 지도자들에게 『우리식대로 살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유혹의 빌미를 제공했을 가능성이 높다.
타지크공화국 최고회의의 반동적인 움직임은 그 배경이야 어쨌든 민의와는 배치된 기득권 수호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타지크공화국의 이번 보수반동회귀 시도는 감사후르디아대통령의 극우적 권위주의 통치형태로 심각한 정치적 혼란을 겪고 있는 그루지야 공화국의 상황과는 정반대의 성격을 갖는다는 점에서 연방해체이후 일부 공화국이 직면하고 있는 아노미적 상황을 보여준다 하겠다.<유동희기자>유동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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