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평가인정제가 공식적으로 도입돼 내달부터 평가작업에 들어간다고 한다. 교육부는 지난 82년부터 대학교육협의회가 자체적으로 비공개리에 해오던 대학평가제를 국가가 공식으로 간여하는 평가인정제로 전환,시행키로 하고 평가인정을 위한 종합 세부계획을 확정했다는 것이다. 대학,특히 사립대학들의 입학부정과 재단운영의 각종 비리가 속출해 대학들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말이 아닌 이때에,대학교육의 질적향상을 꾀하고 대학에 대한 공신력을 되살려 보겠다는 교육부의 정책의지를 우리는 매우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싶다.사실 우리의 대학들은 설립인가를 일단 받아내 개교만 하면 그 다음부터는 제멋대로 학교를 경영해온것이 일반적 관례였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의실·학생대 교수비율·도서관과 장서보유율·실험기자재·기숙사 등은 시대에 뒤떨어진 대학설치 기준령에 겨우맞을까 말까 할판인데도 실질적인 감독이 없어 배짱으로 버텨오고 있는 것이 우리 대학들의 현주소라 할수 있는 것이다.
현재 대학의 교수대생학 비율은 23∼38명으로 세계 유수대학 7∼16.9명의 2배가 넘는 실정이고,학생 1인당 장서수도 세계대학 평균치인 3백22권의 18분의 1 내지는 10분의 1꼴인 18∼32권에 불과하며,학생 1인당 연간 교육비도 1천3백달러∼3천2백달러 정도로 미국 미시간대학의 3만6천달러에 비해 10분의 1에도 못미치고,일본 와세다대학의 9천달러와 비교해도 3분의 1 정도인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의 대학들은 대학간판만 달고있으면 학생들이 넘쳐난다. 언제까지 우리의 대학들이 이처럼 열악한 교육여건 속에서 안주만 하고 있어야 할것인가. 두뇌와 실력의 경쟁이 더없이 치열해질 21세기를 코앞에 두고서도 2세들의 대학교육을 지금처럼 4년동안 캠퍼스나 드나들다 마는 식으로 해내도 된다는 말인가. 우리가 앞으로의 국제사회에서 적자생존을 하려면 적자생존에 강한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재를 키워낼 우리의 대학들이 먼저 적자생존의 원칙에 따른 경쟁을 통해 질높은 대학교육을 해낼수 있는 능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우리는 믿고 기대하게 되는 것이다.
때늦기는 했지만 대학평가인정제가 우리 대학들을 선의의 경쟁대열에 끌어내 대학교육의 질적향상과 대학발전을 스스로 시도할수 있는 일대 계기가 될수있도록 기여하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랄뿐이다. 대학들은 평가결과 공개됨으로해서 당장 당하게되는 불명예나 학교격차를 겁내 평가인정을 기피하는 소아병적 자세를 과김히 탈피해야할 것이다. 실상대로 평가받고 분발하는 기회로 활용하는 마음가짐으로 임해야 한다. 교육부 또한 평가에 외부압력이나 여타의 요인이 개입할 수 없도록 공정을 기해야 한다. 우수평가를 받은 대학에 대해서는 행·재정적 지원과 함께 대학경영의 자율권도 과감하게 부여함으로써 평가인정제를 권위있는 제도로 정착시키는 시기를 앞당길 수 있게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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