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대표 악수교환 협조 다짐/가입확정후 본부 광장 7개국기 게양/북,유엔에 미군철수 제기 시사○알파벳 순서 관례깨
○…남북한 유엔가입이 확정된후 17일 하오6시(한국시간 18일 상오7시) 유엔본부 대표단 출입구앞 하마 슐드 광장에서 있은 국기게양대 행사는 남북한 유엔동시 가입의 기쁨과 분단민족의 아픔이 서로 교차되는 순간.
국기게양 행사는 당초 영문표기 순서에 의해 신규가입 7개국 가운데 북한의 인공기가 제일 먼저,우리의 태극기는 마지막에 게양될 예정이었으나 행사를 주관하는 유엔사무국측이 가입신청 순으로 국기게양을 하자는 우리측의 요구를 받아들여 남북한 국기가 나란히 게양됐다.
케야르 유엔사무총장은 시하비 유엔총회 의장 및 7개국의 대표 등 7백여명이 참석한 국기게양식은 8분여동안 진행됐는데 행사가 끝난뒤 이상옥 외무장관과 강석주 북한 외교부 부부장이 처음으로 악수를 교환.
케야르 사무총장은 축하인사를 통해 『오늘은 7개 나라의 신류가입이 이루어진만큼 유엔에는 기쁜 날』이라며 『남북한의 가입이 동북아의 안정과 한반도 통일에 기여할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화해와 협력을 강조.
게양식을 마친뒤 남북한 대표들은 광장에 남아 약 5분동안 서로 악수와 인사를 교환하면서 유엔에서의 친선과 협조를 다짐.
이날 처음인 이장관과 강부부장간의 인사교환은 서로 어색한 표정으로 양측대표들이 머뭇거리는 동안 노창희 주유엔대사가 강부부장 앞으로 다가가 악수를 건네면서 이장관에게 자연스럽게 소개해 성사.
이장관 등 대표단은 이어 유엔대표부에 서 거행된 대표부 현판식에 참석했는데 그동안 사용해왔던 「대한민국 대표부」의 명칭을 「주국제연합 대한민국 대표부」로 개칭.
한편 양국기는 18일부터는 영문표기순에 따라 떨어져 제위치에 게양되는데 태극기는 가장자리에,인공기는 중앙부근에 게양될 예정.
○“한국문제에 큰 관심”
○…이상옥 외무장관은 17일 하오 케야르 유엔사무총장을 집무실로 찾아가 『한국의 유엔가입에 호의를 베풀어 주어 감사한다』고 전하고 『24일 노태우 대통령 연설에 협조해달라고 요청.
케야르 총장은 이장관에게 『사무차장때부터 한국문제에 관심을 가졌다』며 『유엔가입을 계기로 동서 독일처럼 대화가 진척되기를 바란다』고 언급.
○단일의석 계속 주장
○…유엔가입 수락연설을 했던 북한의 강부부장은 17일 하오(현지시간) 국기게양식이 끝난후 유엔본부 2층의 인도네시아 라운지에서 한국 및 일본 기자들과 인터뷰.
강부부장은 다소 상기된 표정이었으나 노련한 외교관답게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침착하게 대답.
그는 우선 유엔가입 소감에 대해 『남한만 가입하면 유엔에서의 통일문제 논의가 동등하게 이뤄지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라며 북한의 종래입장을 되풀이.
앞으로의 유엔외교 정책방향에 대해서는 『별개의 국가로 가입하는 것은 일시적 현상으로 그렇게 된다면 상상할수 없는 죄가 된다』며 먼저 단일의석 가입논리를 피력.
이와함께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대체와 유엔군 모자를 쓴 주한미군 철수가 필요하다』고 주장,앞으로 유엔에서 이 문제를 제기할 방침을 시사.
수락연설에서 북한식 사회주의 체제의 우월성을 특히 강조했던 그는 『소련과 동구가 망했다고해서 일률적으로 봐서는 안된다』고 말하고 주체사상을 더욱 강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답변.
강부부장은 유엔가입후의 대미관계에 대해 『유엔가입을 계기로 미국과의 관계개선,협조관계 형성 등을 바라고 있다』면서 『주한미군은 미국측과의 협상을 통해 쉽고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
그는 특히 『내가 미국의 정계인사들에게 미국이 북한과의 협상에 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것은 미국이 동의하면 얼마든지 남조선에서 미군과 핵을 철수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주장.
그는 또 유엔가입이 일·북한수교에 미칠 영향에 대해 『별개의 문제이면서도 연관이 있는 문제』라면서 『북한과 일본 양국 관계정상화에 보탬이 될것이며 일본이 우리를 국가로 인정하는데 편안하게 된것 또한 사실』이라고 강조.
강부부장은 그러나 북한의 유엔가입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사찰문제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본다』면서 『만약 문제가 있다면 유엔산하기구인 IAEA라는 기구와 관계가 있을뿐』이라고 주장.
이상옥 외무부장관의 수락연설 내용에 대한 질문에는 『유엔이 한국전쟁에서 남쪽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싸웠다고 밝힌 대목에서 감정이 많이 상했다』며 불쾌하다는 평가.
강부부장과 남북한 동시가입과 관련,『이번에 함께 유엔에 가입한것에 만족하지않고 전조선 민족이 하나의 의석을 확보해야 한다고 본다』고 되풀이하면서 『세계여자 탁구 선수권 대회에서 남북한 단일팀이 우승했던 것처럼 모든 원리는 같기때문에 실현가능하다고 본다』고 강조.
○…남북한 대표의 유엔가입 연설내용을 분석하면 우리는 유엔에서의 상호 협력과 대화를 통해 신뢰를 구축함으로써 한반도 평화정착을 촉진하고 궁극적으로는 통일로 가기를 희망한데 비해 북한은 유엔이 한반도 통일에 깊은 관심을 갖고 조속한 해결을 위해 적극 협력해줄것을 피력하는 등 목표는 같았으나 입장은 다소 차이.
또 유엔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우리는 그동안의 냉전체제 때문에 가입노력이 희생돼왔음을 강조했으나 북한은 지난달의 「비정상적 관계」에 대해 주로 언급,이는 6·25때의 유엔군 파병과 한국에 대한 유일한 합법정부 인정을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
이밖에 우리는 세계각국과의 협력을 기반으로 선진개도국으로 발전해온 점을 강조한 반면 북한은 연설의 상당부분을 주체사상 및 「우리식 사회주의」의 우월성에 치중하면서 유엔의 내정불간섭과 상호존중 원칙을 강조.
남북한의 공통적 내용은 유엔의 역할과 기능이 증대되고 있는데 대한 기대와 유엔헌장을 준수 하겠다는 약속.
○…남북한의 유엔가입 결의안을 상정,채택한 시하비 총회의장은 이날 총회개막직후 이레적인 표대결까지 가는 경선에서 1백50표중 83표를 얻어 당선된 사우디 외교관. 83년부터 유엔대사로 봉직한 그는 당선 연설에서 『우리는 지금 미소간 국제관계의 현저한 긴장완화와 함께 적대정책이 협력정책으로 대체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가 유엔의 분쟁조정 능력을 배가시키고 있다』고 언급.
○노대통령연설 공지
○…한편 유엔공보 당국은 노태우 대통령이 오는 24일 유엔본부를 방문,총회에서 연설을 할것이며 유엔당국에 선물을 증정할 것임을 공지.
유엔 공보당국은 이 공지에서 노대통령이 24일 상오 하비에르·페레스·데·케야르 사무총장의 영접을 받으며 유엔본부에 도착,사미르·시하비 총회의장을 방문한뒤 총회에 참석하여 연설하며 케야르 사무총장에게 한국의 유엔가입을 기념,「월인천강지곡」 영인본을 선물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유엔본부=김수종특파원>유엔본부=김수종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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