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출소를 표적으로 삼은 운동권 학생들의 무모한 화염병 시위와 이에 맞선 경찰의 실탄 대응이 끝내 불의의 비극을 빚어냈다. 억울한 희생자는 시위가담자나 경찰관이 아닌 제3의 행인 즉 박사과정의 서울대 대학원생이라는 사실에 충격이 더하다. 이 참변이 한동안 잠잠하던 시국과 사회에 어떤 파장을 일으키고 불안요인으로 작용할지 크게 우려된다.지금 필요한것은 흥분과 충격을 되도록 억제하고 눈앞에 벌어진 불행을 순리를 따라 진상을 규명하고 그 책임을 정확하게 추궁하는 일이다. 섣부른 판단과 독단으로 시국을 다시 혼란의 소용돌이로 몰아가는 성급함은 아무도 바라지 않기 때문이다. 냉정과 침착 그리고 국민의 성숙성이 엄숙히 요청되고 있다. 난국을 자초하는 과격주의 투쟁만으로 오늘의 난관은 도저히 극복하지 못할 것이다.
원인과 책임은 앞으로 정확한 조사로 밝혀지겠으나 현재까지 드러난 사실을 바탕으로 보면 극단적인 대결상이 화를 불러 들였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발단은 파출소 습격이 상습화한 화염병 시위임이 확실하다. 서총련 집회에 참가한 대학생들이 귀교길에 학교 주변 파출소에 몰려가 회염병을 던져 불길에 휩싸이게 만들었다.
공산권의 몰락과 도덕성의 상실로 타격을 입고 이른바 대중적 지지기반이 흔들린 운동권은 표류와 방황에 빠져들어 정체기를 맞으면서 극소수가 더욱 과격한 폭력을 휘두르고 있음은 언어도단이라고 아니할수 없다. 특히 파출소를 집중적으로 겨냥하는 것은 반치안 반사회적 작태라고 해도 변명이 통하지 않게된 실정이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저항마저 외면한 경찰관서에 대한 공격은 사회혼란을 조장하려는 의도로 밖에 달리 해석이 불가능하다. 범죄예방과 퇴치의 초소인 지서와 파출소의 기능을 마비시키면 남는것은 치안 부재뿐이 아니겠는가. 게다가 평화적 시위의 여망은 왜 배반하고 꼭 폭력으로 일관해야 하는지 이해조차 안간다. 학원과 사회를 계속 황폐화 시켜서는 안되면 그런 방법을 수긍할 국민은 없다고 단언하는 바이다.
다음으로 국민의 생명을 보호할 경찰관의 총기관리가 계속 불안을 일으키고 허술한것도 따끔하게 지적되어야 한다. 총기사용과 사망원인은 검찰이 직접 수사에 착수했다. 무차별 사격인지 위협발사의 우발인지는 곧 진상이 드러날 것으로 믿어진다. 무엇보다 수사과정의 공정과 정확성이 따라야하며 그래야 신뢰의 문제가 파생하지 않고 정상의 해결이 이뤄질 것이다. 그러나 거듭 물의를 일으키는 총기관리 문제는 경찰 스스로가 빠른 개선책을 강구해야 한다. 총기는 최후의 수단일때 타당성을 수긍케 된다.
무고한 젊은이의 죽음에 거듭 애통하며 명복을 비는 슬기가 무엇인가를 심사숙고해야 할것이다. 그의 죽음을 시국사건으로 비화 시키거나 또는 빌미로 삼아 나라를 뒤숭숭하게 흔들고 혼란을 재연시킨다면 그 피해는 우리 모두에게 돌아올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거듭 냉철한 판단과 자제를 당부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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