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책」걱정 일선경관 “과잉방어”/파출소 피습 대응책도 문제점/“대학원생 사망 거의 평사” 추정17일 밤 서울대앞 시위 현장에서 발생한 서울대 대학원생 한국원씨(27) 권총피살 사건은 경찰이 총기사용을 잘못해 일어났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밝혀져 경찰의 총기교육과 파출소피습 대응책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정확한 사고경위는 부검과 사고총기의 탄도실험을 해봐야 드러나겠지만 1차 시체검안 결과와 현장상황 등으로 미루어 경찰이 총기사용 수칙을 지키지 않고 거의 평사에 가깝게 사격했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X레이 촬영결과 탄환은 한씨의 왼쪽 젖꼭지부분을 뚫고 들어가 45도 아래쪽의 7번 늑골과 8번 늑골사이에 깊이 7.5㎝로 박힌 것으로 밝혀졌다.
발사지점과 총에 맞은 지점의 직선거리가 100.7m이며 평지에 가깝고 중간에 아무런 장애물이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공중발사 유탄보다는 평사 또는 최소한 45도 이하의 위험한 각도로 사격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경찰의 총기사용 수칙에는 1,2탄은 공포탄을 발사하도록 돼있고 이후의 실탄발사도 경고후 대퇴부 이하를 조준토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시위해산 목적의 경우 반드시 공중을 지향해 공포로 발사토록 특별지시돼 있어 이번 사건은 권총을 발사한 관악경찰서 신림2동 파출소장 조동부 경위(39)가 총기사용 수칙을 고의든 실수든 어긴 셈이 된다.
경찰은 현재 경정 이하 전 경찰관에게 1년에 14시간 동안 총기사용 교육을 실시하고 연 4회 1백발의 실사격을 하도록 하고 있으며 수사외근형사,지·파출소 요원 등은 연 4회 80발을 쏘는 사격훈련이 추가되지만 표적조준 사격과 하체지향속사 훈련만으로 편성돼 총기의 특성,사고발생 가능성 등엔 소홀한 상태다.
특히 시위대 해산을 목적으로한 총기사용이 잦은 파출소근무 경찰관들의 경우 근무지 주변 지형지물과 사거리 등 총기의 특성을 고려한 현지상황 대처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 시위대의 화염병습격 위협을 받고있는 파출소 직원들은 파출소를 방어하지 못할때의 문책이 두려워 항상 과잉방어의 소지를 안고 있다.
지난 2월 서울 종암경찰서 동양파출소장이 직위해제된데 이어 지난 11일 노량진경찰서 명수대파출소장이 파출소를 지켜내지 못했다는 이유로 직위해제돼 일선 경찰관들은 『어떻게든 시위대를 쫓아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적극적 방어를 하기위해 총기를 쉽게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파출소 근무경찰은 『공포로만 쏘도록 돼있고 시위대도 조준사격은 하지못할 것으로 알고있는 현실에선 이미 총기사용은 적절한 해산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며 시위 해산을 위한 총기사용에 이의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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