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외무강 부부장 굳은악수/5개 지역 대표 차례로 등단 환영연설/총회장 뜨거운 관심 이례적 “만원사례”【뉴욕=김수종특파원】 43년동안 유엔 옵서버석을 지켜온 한국이 17일 개막된 유엔총회의 가입결의에 따라 정회원국이 됨으로써 뉴욕 이스트강변에 위치한 유엔본부앞 광장에 날마다 택극기가 게양되게 됐다.
이날 북한도 유엔에 나란히 가입함으로써 앞으로 유엔을 무대로 한 남북협력이냐 남북 대결이냐의 새로운 유엔외교시대를 열었다.
○…이날 남북한의 유엔가입 절차는 하오3시(뉴욕시간) 새로 선출된 사미르·시하비(주유엔 사우디 대사) 제46차 유엔총회 의장에 의해 진행됐다.
1백59개국 9백여명의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총회의장은 남북한,미크로네시아,마셜군도,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 등 모두 7개국의 유엔가입안을 일괄 상정했다.
의장은 1백15개국의 서명을 받은 남북한 유엔가입안 결의안을 먼저 상정하고 이의없이 채택해 줄것을 제의하자 각국 대표들은 박수로 이를 채택했다.
남북한 가입결의안이 채택되자 의전절차에 따라 테이머 유엔사무국 의전장이 1백60번째 가입국인 북한과 1백61번째 가입국인 한국의 대표단을 차례로 해당좌석으로 안내했다.
좌석지정은 연초 제비뽑기에서 뽑힌 나라(금년 파나마)가 좌측 앞줄 첫 자리를 차지하고 나머지 나라들은 파나마 다음의 알파벳 순으로 앉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이에따라 한국(ROK)은 좌측끝 둘째줄 6번째자리를 차지하고 북한(DPRK)은 의장석에서 오른쪽 11번째줄에 앉게돼 남북동석은 불발.
북한은 강석주 외교부 부부장을 비롯,박길연 주유엔 대사,허종 차석대사,김창국 국제기구국장 등이 연단 우측 첫번째 좌석에 자리를 잡았다.
남북한 가입결의안이 통과되자 1천여명의 각국 대표들과 참관인 그리고 취재진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의 회원가입을 축하했으며 이때 각국 대표들은 다시한번 남북한의 화해와 협력을 기원하는 박수를 보내 총회장의 분위기는 절정.
지정석에 앉아 있던 이장관과 강부부장 등 남북한 대표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가입통과를 축하하는 각국 대표들의 축하박수에 감사의 뜻을 표한뒤 서로 악수를 교환.
○…총회는 관례에 따라 5개 지역을 대표해서 적도기니(아프리카) 이란(아시아) 우크라이나(동구) 가이아나(중남미) 몰타(서유럽·기타국) 대표가 차례로 가입 환영연설을 했고 주최국인 미국의 토머스·피커링 유엔대사가 10분간 환영사를 했다.
환영사에 이어 7개국의 대표가 가입수락 연설을 가입순서대로 했다.
북한의 강석주 외교부 부부장의 연설이 끝나자 이상옥 외무장관이 의장석앞 발언대에 나와 약 20분간 연설했다.
○…이에 앞서 이날의 유엔총회는 상오10시에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유엔타임(30분 개회가 늦어지는 관행)으로 상오10시30분에 개막됐다.
「세계평화의 날」이기도 한 이날 유엔총회 개막은 7개 회원국이 가입했고 이들 가입국이 남북한과 최근 소연방에서 분리독립한 발트3국이어서 그 어느 총회때 보다도 회원국들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개막됐다.
이같은 관심을 반영하듯 종전 같으면 개막일에도 텅텅비던 방청석이 각국 외교관 및 관람객 등으로 메워졌으며 교포들도 상당수 역사적인 남북한 유엔동시 가입을 지켜 보았다.
○…이상옥 외무부장관이 유엔가입 수락연설에서 북한을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으로 정식호칭한 것은 우리정부 관계자의 유엔 연설로는 처음.
노태우대통령이 88년 10월 43차 총회에서 우리나라 국가원수로서 첫 연설했을때와 85년 10월 노신영 총리의 총회연설,88년 유엔군축 특별회의에서의 최광수 외무장관 연설 등 최근 3차례 경우에서는 모두 북한(North Korea)으로만 호칭.
정부 관계자는 이에대해 『최근 다자간 국제회의 등에서 상호간에 이미 정식국명으로 불러왔었다』면서 『유엔에서는 남북한이 모두 국가로 인정받기 때문에 당연하다』고 설명. 이 관계자는 『그러나 우리가 북한을 국가로 승인했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며 『남북한 당사자간끼리는 특수한 관계로 봐야할 것』이라고 부연.
○…뉴욕시는 17일 한국의 유엔가입을 경축하기 위해 이날 상오 9시께 「코리아 주간」을 선포했다. 이날 코리아 주간선포는 뉴욕시 제1 부시장이 선포했으며 채의석 주뉴욕 총영사가 참석했다.
○“북한의 외교적 패배”
【런던=원인성특파원】 남북한의 유엔 동시가입은 단일 의석가입을 주장해왔던 북한의 외교적 패배를 뜻하는 것이며 예측 불가능한 행동을 일삼아왔던 북한도 국제적인 감독을 받게됐다고 영국의 더타임스지가 17일 보도했다.
더 타임스지는 한국이 동서독의 통일과정을 분석한 결과 남북한의 통일을 위해서는 4천억달러 정도의 비용이 든다는 사실 때문에 남북한의 완전한 정치적 통일보다 두체제의 공존을 통한 연방형태의 통일방안을 선호하고 있다고 전하고 이러한 통일방안은 하나의 조선을 고집하는 북한의 주장을 무력화시키는 동시에 독일식 흡수통일에 대한 북한의 불안도 덜어 줄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방제 준비작업”
【동경=연합】 강석주 북한외교부 부부장은 지난 16일 유엔을 무대로 한국과 대화를 추진할 용의가 있음을 표명했다.
강부부장은 북한의 유엔가입과 관련,이날 유엔에서 일본 교도(공동)통신 등과 가진 회견을 통해 이는 『한반도의 분열을 막아 통일을 실현하기 위한 것으로 남북한이 연방제를 만들어 내기 위한 준비작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에 대해 『남과 북이 각각 가입하고 있는 상황을 고정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대화를 추진해 단일의석으로 하려는 것이 우리들의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20여년만의 경선거쳐 선출/새 총회의장 시하비
총회는 개막직후 총회의장 선출에 들어가 20여년만에 처음으로 투표에 의해 사우디아라비아의 사미르·시하비 주유엔대사(66)를 뽑았다. 시하비 신임 의장은 1949년 사우디 외무부에 몸담은 이래 주터키,주소말리아 대사 등을 두루 역임한 베테랑 외교관.
이날 총회에서 시하비 신임 총회의장은 83개 국가의 지지를 받아 선출됐으며 당초 신임 의장으로 예상되던 소마레 파푸아뉴기니 외무장관은 47표만을 얻는데 그쳐 「오일달러」의 위력이 막강함을 입증.
시하비 의장은 선출된후 사우디의 전통복장을 입은채 회의를 주재해 이채.<김영걸기자>김영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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