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열린 상공위의 공업진흥청 감사는 국민들을 경악케했던 사태들이 왜 재연될수밖에 없는지,국민들 모두가 답답해하는 고질적 병폐가 왜 척결되지 않는지를 그대로 설명해 주기 위한 자리 같았다.이날 감사는 또 ▲사후약방문식 행정 ▲정부홍보를 위한 눈가리기식 행정 ▲정부부처간의 불협화음 ▲행정관리 체계의 허점 등 「서류행정」이 불식되기를 기대하는 것이 얼마나 허망한 일인가를 보여주기 위해 마련된것 같기도 했다.
주택공사가 광주 등 지방도시 아파트 건립에 사용한 바다모래의 염분 함유량이 기준치인 0.04PPM을 넘어섰다고 실토한 것이 바로 전날의 국감에서인데 하루만인 이날 공진청은 『기준치를 넘지않는 0.02PPM으로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결국 두 정부기관중 어느 한쪽이 검사를 잘못했거나 고의적으로 거짓말을 한 셈이 됐다.
지난 6월 신도시 부실공사 파문으로 세상이 떠들썩할때 정부는 시공감리 철저를 다짐했었다. 그러나 이날 공진청은 자신들은 건물준공 검사에 참여하지도 않는데다 비다모래 세척여부는 건설부 소관이라며 「강건너 불구경하기」 식의 답변을 자연스럽게 했다.
답변 그대로 바다모래 세척과정을 일일이 검사하기도 어렵고 주무부서도 다르다고 치자.
그렇다해도 『요금조작이 가능한 택시미터기에 어떻게 형식승인이 났는가』라는 질문에 시험기기도 없지만 조작수법이 다양한데 인간의 힘으로 모두 감사하기는 불가능 하지 않은가』라고 답변하는데는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국감을 지켜보면서 마치 우리정부가 하나의 단일정부가 아니라 요즈음 따로 움직이는 소련의 각 공화국처럼 각부처별 연립형태로 구성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책임회피와 동문서답이 계속되는 국정감사가 되풀이 되지 않았으면 하던 지난해의 바람이 올해에도 여지없이 물거품이 돼버릴지 앞으로 남은 국감을 지켜보는 심정은 답답하기만 하다<유영환 경제부기자>유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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