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염병사과탄·공포공방 끝/소장이 실탄 8발 발사/박사과정결혼 9개월째… 학생들 병원농성대학생들의 파출소기습 시위현장을 지나던 박사과정 대학원생이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17일 하오10시15분께 서울 관악구 신림2동 131 관악경찰서 신림2동파출소(소장 조동부 경위) 앞에서 서울대생 1백여명이 파출소에 화염병을 던지며 시위하던 현장부근을 지나가던 이 대학 대학원생 한국원씨(27·공업화학과 박사과정)가 경찰이 쏜 권총유탄에 가슴을 맞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한씨는 이날 부인 서윤경씨(25)와 함께 귀가하기 위해 시위현장을 지나던중 시위로 차가 막혀 내려 길을 건너가다 변을 당했다.
▷시위◁
서울대생들은 이날 하오3시 연세대에서 열린 서총련 2학기 진군식에 참석해 하오6시께 연세대 앞에서 시위를 벌이다 학교로 돌아오던중 신림2동 파출소를 기습했다.
학생들이 화염병 50여개를 던져 파출소가 불길에 싸이자 안에있던 경찰관 9명이 2층으로 올라가 사과탄을 던지고 공포 4발을 쏘았으나 학생들이 화염병을 계속 던지자 실탄 8발을 발사했다.
▷한씨 피격◁
한씨는 부인 서씨와 함께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아보고 집으로 돌아가던중 경찰이 시위중이라며 차를 세워 차에서 내려 건너편으로 가던중 등뒤에서 날아온 유탄에 왼쪽 심장을 맞고 쓰러졌다.
부인 서씨의 비명소리에 옆에있던 학생 2명이 지나가던 택시를 잡아 봉천7동 관악 성심병원으로 옮겼으나 도착했을때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한씨를 병원으로 옮긴 일본인 유학생 이와이군(20·서울대 국문 4)과 김완기군(22·서울대 공법 3)에 의하면 한씨부부 옆에서 시위를 구경하던중 파출소앞에 화염병이 터져 불길이 치솟는 가운데 사과탄 터지는 소리가 15발가량 났는데 갑자기 한씨가 『억』하고 쓰러졌다.
이때 부인이 도와달라고 요청해 택시를 잡아 병원으로 향했다.
한씨는 서울대입구 부근을 지날때 심하게 요동을 치다 잠잠해졌는데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숨져 있었다는 것.
▷숨진 한씨◁
순천고를 83년에 졸업,서울대 공업화학과에 입학한 한씨는 지난 2월 석사과정을 수석으로 졸업했다.
한씨는 지난해 12월23일 부인 서씨와 결혼,신림9동에 보증금 9백만원 월 6만원의 단칸 사글세방에 살며 아르바이트로 공부를 해오고 있다.
전남 구례군 구례읍에 아버지 한주희씨(60) 등 부모가 살고 있으며 3남2녀중 막내다.
부인 서씨에 의하면 한씨는 시위전력이 전혀없다.
▷병원주변◁
사고 소식이 알려지자 서울대생 1천여명이 시체가 안치된 관악성심병원과 병원앞 8차선 도로를 점거한채 에워싸고 경찰의 출입을 막으며 농성하고 있다.
학생들은 병원주변의 보도블록을 깨들고 출입자들의 신원을 확인하며 앞으로의 대책을 논의했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사고직후 정문앞 등에 사고 경위를 알리는 대자보를 붙였다.
총학생회는 또 이번 사태는 경찰의 무분별한 총기사용이 빚은 참사라고 주장하며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경찰주장◁
파출소장 조경위(39)는 『학생들의 화염병으로 내부가 불이 붙어 밖이 보이지 않은 상태였고 직원들 9명이 2층으로 올라가 대치했다.
학생들이 계속 들어오려고해 조경위 등 2명이 1층으로 내려와 조경위가 공포탄 2발을 발사한뒤 옆에 있던 직원에게 2발을 더 달라고해 발사했으나 학생들이 계속 들어오려했다.
화장실 뒷문을 통해 파출소를 빠져나가 다시 공중을 향해 실탄 4발을 발사했다.
이후 다시 4발을 발사했는데 10분후에 지원병력이 오자 학생들이 물러났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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