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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한국과 경협 불가피”/소 극동연 티타렌코박사 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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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한국과 경협 불가피”/소 극동연 티타렌코박사 회견

입력
1991.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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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사태로 경제동맹 상실… 제한적 개방 전망/한국은 공화국 정부와 관계강화 서둘러야【모스크바=이장훈특파원】 한국일보는 14일 소련의 급격한 변화에 따른 한반도 및 동북아지역의 국제질서 개편과 남북한간의 관계 등에 관해 소련 극동문제연구소장 미하일·티타렌코 박사와 특별회견을 가졌다.

티타렌코 소장은 회견에서 『북한은 소련사태로 인한 상황변화로 한국과 경제협력을 할 수 밖에 없으며 개방정책을 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다음은 티타렌코 소장과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연방해체 등 소련의 지각변동이 국제질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소련은 이제 더이상 연방국가가 아니다. 주권 공화국연합이 소련의 법적 계승자가 됐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볼때 소련의 계승자는 러시아공이다. 러시아공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소련의 능력과 힘을 대부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국제적으로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

아직 러시아공이 핵의 통제를 독점하지는 않고 있으나 이를 통제하는 가장 중요한 공화국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당분간 국내문제에 전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소련과 러시아공의 대외정책은 축소지향적으로 갈 것이다. 따라서 미국이 국제질서를 유지하는데 보다 큰 영향력을 발휘 할 것이다.

­소련의 영향력 약화가 동북아에 미치는 영향은.

▲소련은 일단 연방의 결속 등에 전념해야 하는만큼 상대적으로 미국과 일본 중국 등 강대국의 입김이 강해질 것이다. 특히 미국은 거의 절대적인 역할을 할것인 만큼 동북아의 안정에 보다 큰 책임을 져야할 것이다. 주한미군이 장기적으로 볼때는 철수해야 하지만 현재의 힘의 균형상태를 고려해 볼때 단계적인 철수가 바람직하다. 주한미군은 중국을 비롯해 일본의 군국주의적 사고방식을 견제할 수 있는 역할을 할 것이다.

­한국은 소련내 각 공화국과 어떤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가.

▲한국과 소 연방과의 확고한 유대도 중요하나 연방의 힘이 약화된 상황에서 각 공화국과의 관계를 새로 설정하는데 한국정부는 보다 과감하게 외교력을 기울여야 한다.

­북한은 소련의 급격한 변화로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할 것으로 보이는데.

▲물론이다. 북한은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중국과의 관계를 보다 공고히 할 것이다.

북한은 앞으로 제한적인 개방정책을 펴면서 단기적인 폐쇄정책을 실시할 것이다. 하지만 북한은 결국 남북대화를 할 수 밖에 없다고 본다. 그 이유는 북한을 지원할만한 경제적 동맹국이 없으며 사회주의 혈맹을 강조하는 중국조차도 국내개혁 등 자신의 이해관계를 고려,한반도의 긴장상태를 원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남북간의 대화나 경제협력이 어느정도 가능할 것인가.

▲북한은 무엇보다 남한과의 경제교류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있다. 특히 두만강 유역을 중심으로한 북한­중국­러시아공 등 3개국을 포함하는 지역에 자유경제 특구를 창설하는데 참여하리라 본다.

다만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주변국의 관계나 북한의 국내적 상황으로 볼때 북한이 남한에 대해 군사적 모험을 절대 감행할 수 없으며 이런 도발은 자살행위임이 틀림없다.

­남북한의 통일에 대한 전망은.

▲통일은 남북한 국민모두의 공통된 의지다. 내 생각에는 남북한이 이처럼 똑같은 의지를 갖고 있는한 어떤 정치적 체제도 통일이라는 대세를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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