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주의 세계평화에 장애안돼/북한개혁 필연적… 소전철 밟을것”국제정치 학계의 석학인 해리·한슬리경(73·전 영케임브리지대 부총장)은 최근 이데올로기를 대체한 민족주의가 소련과 발칸 등 도처에서 분출하고 있는 현상에 대해 『한민족국가에 당연히 따르는 정서인 민족주의는 통제가능할 뿐 아니라 질서와 안정의 원천이 될 수 있다』는 낙관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경희대 인류사회재건연구원(원장 나종일교수)이 오는 17일 주최하는 「제10회 세계평화의 날」 기념 학술세미나 참석차 내한한 힌슬리경은 2차 대전중 영국 외무부 정보분석관을 지낸 「외도기간」을 빼고 줄곧 세계적 명문인 케임브리지대 교단을 지키며 학자로선 최고 영예인 「부총장」까지 지냈다.
부인 히랄리여사와 함께 내한한 힌슬리경은 14일 한국일보와의 회견에서 『과거 국수주의나 팽창주의와 결부된 민족주의는 위협의 대상이었으나 이제는 상호 의존적인 선진국들이 세계 질서와 안녕을 최대의 가치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세계평화에 결코 장애가 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끄는 또한 탈냉전구도하의 한반도 통일문제에 대해 『소련이 페레스트로이카의 길로 들어선지 6년만에 개혁아닌 구체제의 완전붕괴를 맞이했다』고 전제하고 개혁이 필연적인 북한도 소련과 같은 전철을 밝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북한이 동서독의 경우에서 보듯 남한과 통합되는 이유가 「대중의 욕구」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중국 등 주변강대국의 간섭은 없을 것이라고 힌슬리경은 덧붙였다.
다음은 힌슬리경과의 일문일답이다.
현재의 세계구도가 평화를 지향하고 있다고 보는가.
▲근대 국제관계를 살펴보면 일정한 패턴을 엿볼수 있다. 세계각국이 점차 산업화되면서 무기체계가 지닌 파괴력도 또한 엄청나졌다. 따라서 전쟁수행에 따른 위험부담으로 인해 능력있는 정부들의 전쟁억지 노력도 오히려 고조되고 있다.
1차 대전후 국제연맹,2차대전후 국제연합(유엔) 결성이 이런 조화적 노력의 결실이다.
게다가 활발한 국제교류로 국가간의 상호의존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소련의 탈이데올로기는 건전한 국제관계의 문명화를 보다 가속시킬 것이다.
새로 대두되는 민족주의로 지역분쟁 발발 가능성에 대한 불안이 우려되는데.
▲민족주의란 한 국가의 구성원들이 갖는 정치적 소속감이다. 따라서 통제만 잘하면 국가발전과 안정의 원동력이 된다. 과거 이데올로기적 팽창주의와 결부된 민족주의는 잘못된 길을 걸었지만 현재는 탈이데올로기와 발전된 선진국가들의 이성적 가치추구로 인해 그같은 우려는 불식될 수 있다. 물론 소련일부와 발칸에서 새로운 민족국가 태동을 위한 자연스런 갈등은 일어나게 돼 있고 이를 가로막을 수도 없다. 단지 주변국들의 집단중재로 이의 확산,즉 국제분쟁으로의 비화는 저지할 수 있다.
새로운 국제질서 형성 과정에서 한반도 통일 전망은.
▲한반도 전문가가 아니기에 서구의 예를 들겠다. 동구권도 마찬가지지만 소련이 페레스트로이카로 개혁을 추구한지 6년만에 구체제의 완전몰락을 맞이했다. 경제파탄과 국제고립에 처한 여느 사회국가처럼 북한도 필연적인 개혁의 길로 들어서야 하는데 결국은 소련과 같은 종말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윤석민기자>윤석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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