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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청망청 소비풍조 여전/한은 2·4분기 자금순환 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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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청망청 소비풍조 여전/한은 2·4분기 자금순환 동향

입력
1991.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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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줄어 「기업자금보전율」 42%/상반기 「팁」증가율 GNP의 2배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91년 2·4분기 자금순환 동향」을 보면 우리 경제의 고질병은 「개인이 과소비에 빠져 저축을 외면하고 기업은 본업인 생산보다 부동산투자에 더 열중하는데 있음」을 알수있다.

국민 모두가 소득이 늘어나는 만큼 이상으로 소비하고 그것도 모자라 은행대출까지 늘려가며 흥청망청하고 기업은 딴전만 피웠으니 물가가 오르고 국제수지적자폭도 확대된게 당연한 결과라는 것이다.

우선 개인들이 지나치게 소비지출을 확대했다는 사실은 개인이 지출하고 남은 자금으로 기업의 부족한 투자재원을 충족시켜 주는 기업자금부족보전율이 2·4분기(4∼6월)중 42.5를 기록,지난 85년 이후 가장 낮다는데서 입증된다.

기업자금부족보전율은 지난해 1·4분기 51.1%,2·4분기 49%,3·4분기 74.3%,4·4분기 95.6%,금년 1.4분기 51%였으나 2·4분기에는 42.5%로 크게 낮아져 85년 1.4분기이래 6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기간중 개인부문의 금융자산운용규모 증가액은 8조5천억원으로 1·4분기의 9조9천억원보다 1조7천억원이 줄어든 반면 금융기관차입은 1·4분기 4조6천억원에서 5조7천억원으로 1조1천억원이 늘어났다.

한은 관계자는 이같은 현상이 개인들의 과소비현상이 두드러지고 물가가 상승함에 따라 쓰고 남은 돈의 규모가 줄어 저축률이 떨어지고 있는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민간소비 증가율은 작년 1년간 10.4%로 높은 수준이었으며 올 1·4분기엔 걸프전 탓에 8.8%로 잠시 줄었으나 2·4분기엔 다시 9.3%로 높아지면서 국민총생산(GNP) 증가율 9.2%를 상회했다.

87·88년의 돈잘벌던 때의 흥청망청 돈쓰던 풍조가 경제사정이 어려워진 요즘 사라지기는 커녕 오히려 탄력이 붙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과소비경향을 반영,지난 상반기중 유흥업소에 뿌려진 「팁」 규모가 무려 1천6백50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18% 증가,이 기간 GNP증가율의 2배에 육박하고 있다.

반면 국민총저축률은 지난 89년의 38.1%에서 89년,90년 각각 35.3%,올 상반기 33.7%로 계속 낮아지고 있다.

한편 개인들이 과소비에 빠져든 가운데 기업들은 개인저축 부족으로 자금난을 호소했으나 이같은 자금난의 원인이 조달자금을 대부분 생산활동보다는 땅을 사들이는데 사용해 빚어졌다는게 드러났다.

지난 2·4분기중 기업의 자금부족규모는 6조6천억원으로 1분기의 9조6천억원보다 31.2%나 감소했다.

이는 지난 1년간 제조업체의 부동산매입 비용이 2조5천억원이었으나 지난 상반기에는 5천억원에 불과했던 점을 미루어 기업들이 정부의 부동산투기대책에 따라 부동산매입을 자제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은은 기업들이 그동안 자금난을 호소한 것은 증시침체와 판매부진에도 원인이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자금의 상당부분을 부동산매입에 투입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있다.

결국 기업들은 88∼89년의 호황기에 부동산·증권투기에 열을 올리고 연구개발·품질향상 등 본업에 소홀하다가 올들어 금융비용 상승 등 경영여건 악화로 국제경쟁에서 뒤쳐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이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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