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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국선언」 싸고 어머니 괴롭힌다”/여교사 교장실서 흉기항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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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국선언」 싸고 어머니 괴롭힌다”/여교사 교장실서 흉기항의

입력
1991.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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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서거부에 모친 호출잦아”/교장위협 한때 대피소동/서울 두산국시국선언에 가담했던 국교 여교사가 학교측이 철회각서를 받아내기 위해 병중인 어머니를 괴롭힌다는 이유로 교장실에 흉기를 들고 들어가 항의한 사실이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다.

지난 11일 하오1시50분께 서울 구로구 독산동 두산국교 교장실에 이 학교 이모교사(28·여)가 교실에 있던 길이 20㎝ 가량의 과도를 갖고 들어가 『제발 병든 우리 어머니(52)를 괴롭히지 말라』며 강용일 교장(64)을 위협했다.

이교사는 놀란 강교장이 인접한 교무실로 뛰어가 교사 10여명을 불러들이자 과도를 호주머니에 넣고 서무실쪽으로 나가려다 붙잡혀 10여분만에 과도를 빼앗겼다.

이교사는 13일 이같은 행동에 대해 『강경대군 치사사건 이후인 5월15일 시국선언에 서명한뒤 철회각서 제출요구를 거부하자 강교장이 어머니를 학교로 부르거나 전화를 걸어 8월2일 허위각서를 꾸미는 등 괴롭혀 왔다』며 『중풍으로 몸이 불편한 어머니가 졸도를 할만큼 고통이 심해 과도를 책상에 놓고 「차라리 나를 죽여달라」고 말했을뿐 실제로 위해를 가할 생각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교사는 또 『강교장이 지난 5일에도 반장선거 문제로 아무관계도 없는 어머니를 학교로 불러 간섭해 도저히 말로는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교장은 『이교사가 징계받지 않도록 구제하기 위해 어머니가 타일러줄 것을 요청했을뿐』이라며 『이교사가 호주머니에서 칼을 꺼내 가슴에 겨누며 폭언을 퍼부어 큰 위협을 느꼈다』고 말했다.

강교장은 사건 다음날인 12일 이교사를 서울 남부경찰서에 고소했다가 13일 취하했으나 경찰은 이교사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이교사는 사건이후인 13일에도 정상출근,수업을 계속했다.

이교사는 86년 3월 서울 교대를 졸업,같은해 9월부터 교단에 선뒤 지난 3월 두산국교에 부임했었다.

서울시 교육청에 의하면 서울시내의 시국선언 서명교사는 1천5백여명으로 이중 4명이 철회를 거부하고 있는데 이교사는 어머니가 대신 날인한 철회각서가 제출된 상태이다.

서울시 교육청은 13일 진상조사에 나서 이교사로부터 경위서를 받는 한편 곧 징계위원회를 소집,이교사 처리문제를 논의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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