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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트3국 망명 공사들 “51년만에 햇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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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트3국 망명 공사들 “51년만에 햇빛”

입력
1991.09.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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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독립국대사로 백악관초청/소합병후 대이어 공관 유지해와/당시 청년외교관 지금은 80노구【워싱턴=정일화특파원】 망명공관을 유지해온지 51년만에 발트3국 공사들은 11일 다시 독립국대사 자격으로 부시 미대통령의 초청을 받았다.

이날 만남은 10일의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발표됐었다. 11일 상오1시10분 조금지나 지구상에서 영원히 사라지는듯 했던 리투아니아,라트비아,에스토니아 국기를 단 3대의 리무진이 백악관 앞에 도착했다.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 대표는 모두 80이 넘은 노외교관이었다.

현재 뉴욕에 총영사관 건물을 두고있는 에스토니아 총영사 에른스트·잭슨과 뉴욕 18번가에서 공사관을 갖고있는 라트비아 공사 아나톨·딘버그스는 모두 1940년 본국의 소련합병 당시 미국에 청년외교관으로 나와있던 사람들이다.

부영사,참사관으로 각각 일하다가 세월이 흐르는 동안 선임자가 죽자 서열에 따라 대사가 된 것.

리투아니아 대리공사 스타시스·로조라이티스씨는 리투아니아의 소련 합병 당시 외무장관이던 로조라이티스씨의 아들. 그러니까 2세 외교관이다.

이들 3국은 본국이 소련의 병합국으로 변해버린후 공사관·영사관·총영사관을 독립운동 본부로 삼으면서 지난 50년간 해외 동표의 애국심을 불태워왔다.

다행히 미국은 소련의 발트3국 병합을 법적으로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들 공관들도 그대로 외국공관으로서의 지위를 유지시켜 줬었다.

1시15분 부시대통령이 이들 3인 외교관을 그의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영접했다.

이들이 오벌룸에 들어서자 실로 50년만에 만난 지기처럼 그저 반가워 할 뿐이었다. 만남은 20분간 계속됐다. 이 자리에는 지난 9월2일 발트3국을 순방하고 돌아온 국무부 차관보 커티스·케만이 동석했다.

부시대통령은 이들 3국 외교관에게 ①유엔가입을 지지하겠다 ②지난 50년간 미국내에 동결해 놓은 본국 금을 비롯한 기타 재산을 풀겠다 ③무역 최혜국대우 자격을 연장하겠다 ④평화봉사단을 보내겠다 ⑤세계은행 및 각 국제기구에 정회원으로 가입하는 것을 돕겠다는 등 5가지 지지약속을 즉석에서 했다.

3국 외교관들은 그동안 그들의 공관을 소련 팽창주의자들의 위협으로부터 지켜준데 대해 감사하고 발트3국의 독립쟁취를 성원해준 미국정부와 국민에게 심심한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비록 짧긴 했으나 감격적인 부시 대통령과의 면담을 마친 발트3국 외교관들은 백악관 뜰을 나서면서 기자들에게 각기 감격적인 발언을 몇마디씩 했다.

리투아니아 대리공사 로조라이티스씨는 『오늘의 독립이 있기까지 50년간을 인내로 투쟁해온 우리 리투아니아인들의 독립투쟁에 못지않게 이 50년간을 인내를 갖고 리투아니아의 독립을 기다려주고 격려해준 미국 국민에게 한없는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은 미­발트국간의 정식국교가 재개됨에 따라 모두 일단 대사로 승격되게 된다. 로조라이티스 리투아니아 공사는 12일 있을 유엔 안보리의 리투아니아 유엔 가입결의 모습을 보기 위해 이날하오 뉴욕으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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