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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극복 신상발언 의원들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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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극복 신상발언 의원들 “감동”

입력
1991.09.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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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상원,흑인 토머스 연방대법관 인준 청문회 시작【워싱턴=정일화특파원】 미 상원 법사위원회는 10일 흑인스타 대법관을 탄생시킬지 모를 인준청문회를 시작했다.

지난 7월2일 부시 대통령이 올해 갓 43세인 예일대 출신 클레어런스·토머스 판사를 미국 역사방향을 움직일수도 있는 최고법관지위인 대법관에 임명했을때부터 미국여론은 찬성론과 반대론으로 대번에 들끓기 시작했었다.

찬성론자들은 토머스 판사가 진흙탕과 흑인 빈민촌서 태어나 아버지도 없이 자라면서 결국 예일대와 워싱턴 DC 고등법원판사까지 된 미국의 꿈을 상징하는 것으로 풀이했다.

한편 반대론자들은 불과 43세인 이 흑인판사가 대법관중 유일한 흑인 법관이던 더굿·마셜의 은퇴로 인종구색 맞추기에 끼어드는 것이라고 못마땅하게 여겼다.

그동안의 논란을 반영하듯 10일 인준 청문회가 열리는 미 상원 레셀빌딩 318호 회의실 강당은 물론 복도까지 초만원이었다.

조셉·바이든 법사위원장의 개회연설로 시작돼 14명의 법사위소속 의원들이 차례로 이 청문회를 이끌 소견을 발표한뒤 하오3시반쯤 짙은 곤색양복에 빨간넥타이를 맨 토머스 판사가 답변에 앞선 약 10분간의 신상발언을 했다.

그는 지독한 흑인차별주의시대를 살면서,아무것도 없는 가난한 시궁창삶을 살면서 그의 할아버지 할머니가 흑인이란 이유로 천대받는 모습을 어떻게 목격했고,그가 예일대학을 어떻게 졸업했으며 대학을 졸업한후 먹을것도 잠잘곳도 없는 흑인처지를 어떻게 극복했는가를 감동깊게 설명했다. 그는 하루에 3달러를 받고 소몰이일을 하면서 온갖 천대를 받은 할아버지,흑인이라는 이유로 한번도 목욕탕에 못들어간 할머니를 직접 모시고 나와 방청석에 앉게하고는 『그런 악조건에서도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면 길이 열리는 공정한 구석도 있다는 것은 저분들에게 직접 배워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만일 대법관에 임명되면 성실하고 온당하며 정직하게 임무를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318호실을 꽉메운 상원의원·방청객들은 이런 그의 솔직하고 감동적인 성장배경 설명에 크게 마음이 움직이는듯 했다.

TV 해설자들은 이 광경을 「감동적인 장면」이라고 말했다.

잠시후 토머스 판사에 대한 본격적인 질문이 시작됐다. 주로 자연법에 관한 질문이었다. 이 자연법사상은 토머스 판사가 글이나 연설을 통해 여러번 찬성론을 편일이 있었다.

상원의원들은 이 자연법 지지가 미국법 질서를 파괴할지 모른다는 우려,특히 그가 태아도 자연법적 권리를 갖고 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에 결국 낙태반대 입장을 강력히 옹호할지 모른다는 우려를 표시했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의 여러번에 걸친 성명,또는 대법관 인준때 어떤 특정한 사항에 대한 의견을 묻지않았던 전통 때문인지 『그것은 법적용문제이기 보다는 나의 정치철학 이론일뿐』이라는 토머스 판사의 설명에 큰 반론이 나오지 않았다.

토머스 판사는 레이건행정부의 평등고용위원회(EEOC) 위원장으로 있으면서 『흑인이란 이유 때문에 차별받는 것은 극력 반대하지만,단순히 흑인이란 이유로 일정한 비율의 고용을 강요해서는 안된다』는 고용쿼타제의 폐지를 실시해 민권운동자들로부터 심한 반발을 받았다. 메젠바움 상원의원은 토머스 판사가 EEOC 위원장으로 있을때 개인일을 보면서 공용비행기를 이용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이런 구체적인 얘기는 10일 청문회에서는 나오지 않았다.

의회 입구에는 낙태지지자들로 구성된 여성단체들,인권운동그룹이 간간이 토머스 지명반대 피켓을 들고 데모를 벌였다.

그러나 이런 데모는 토머스 판사의 인기를 한층 높여주는 역할을 하는듯 했다.

클레어런스·토머스 판사는 그가 상원인준을 받든 못받든 이미 미국에서 근래에 없는 흑인 스타가 됐다. 아마도 그는 이런 시련을 통해 대법원판사가 된다면 보다 자신감있는 인기대법관이 될게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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