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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위기」/이재승 논설위원(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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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위기」/이재승 논설위원(메아리)

입력
1991.09.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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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물가대책과 국제수지 방어책으로 어떠한 종합처방을 내놓을지 궁금하다.기획원·재무부·상공부·농림수산부·건설부 등 관계부처들은 숙의를 거듭하고 있으나 솔로몬의 지혜가 떠오르지 않는것 같다. 묘수풀이가 잘안되는 것 같다. 물가 8.3%인상,무역수지 적자 88억달러(이상 8월말 실적)의 현 「경제난국」에 대해 대통령,언론,경제팀 사이에 시각의 차이가 있는 것 같다. 대통령은 언론측의 견해를 수용한 것 같다. 언론은 물가앙등,국제수지 악화의 현 경제상황을 심각한 난국으로 보고,강력한 대책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특히 정부의 재정팽창을 신랄히 비판,정부도 허리띠를 조를것을 요구했다. 이에대해 최각규 부총리겸 경제기획원장관이 이끄는 현 경제팀은 현 「경제난국」을 「위기」라고 할 정도로 심각히 보지 않았다. 기획원은 물가 한자리수의 억제를 불가능하다고 보지 않았다. 연말까지 공공요금 등을 일절 인상치 않겠다고 했다. 또한 상공부는 우리나라의 수출이 전통적으로 4·4분기에 급증하므로 무역수지 적자를 80억달러선으로 막을수 있다고 했다. 그런가하면 경제기획원은 팽창예산이라는 비난에 대해 명년에는 추경이 편성되지 않도록 예상되는 세계잉여금을 세입에 계상했다고 전제,올해 총예산과 비교하면 명년 예산증가율은 6.8%에 그친다고 했다. 대 GNP비율도 올해(15.9%)보다 낮은 14.8%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따라서 명년예산(33조5천억원)을 91년 본예산과 대비,24.2%가 증가했다는 것은 잘못된 비교에서 나오는 오류라고 했다. 예산의 팽창논쟁에서는 집권당인 민자당도 언론과 같은 입장이었다.

최부총리는 9일 청와대 경제장관 회의를 마치고 과천청사에 돌아와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언론이 나에게 경제정책에 실패했다는 심판을 내렸다. 패군지장 유구무언이라는데 할말이 있겠느냐』고 했다고 한다. 노태우 대통령은 이날 주재한 긴급 경제장관회의에서 『정부는 안일한 판단과 낙관만으로 일관하지 말고 장관이 앞장서 비상한 노력으로 과감한 대책을 수립,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경제각료들에게 촉구하고 재무에서 과기처에 이르기까지 구체적인 정책과제를 던져줬다. 그러나 경제팀이 과연 「과감한 대책」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인가. 어떻든 지금이 우리경제의 구조적인 문제점에 대해 어떤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 경제가 지금과 같은 형태로 계속갈수는 없다는데 국민(소비자),기업,정부 등 모든 경제주체들이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국민경제를 위해 무엇이 최선인가를 생각해봐야 한다.

개인과 집단의 이익만을 내세우다가는 공멸의 생존투쟁만이 있는 것이다. 정책적으로는 수출경쟁력의 회복에 최우선을 둬야 한다. 이번 국제수지 적자증대는 수출의 둔화보다는 건축경기,사치성 소비제품의 수요증대 등 내수의 과열이 주요 요인이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대통령의 공약사업인 주택 2백만호,신도시 건설 등에 따른 건축경기의 과열이다.

올해들어 1월부터 7월까지의 수입총액 4백76억중 주요품목을 보면 ▲원유관련 제품 1백6억달러 ▲건설기자재 79억8천만달러 ▲시설재류 93억5천만달러 ▲식량·직접 소비재 24억8천만달러 ▲항공기 12억2천만달러 등으로 돼있다. 철강재,시멘트,도자재 등 건축자재의 수출국이 엄청난 수입국으로 발전된 것을 보면 우리의 건설경기가 얼마나 무모했는가를 절감케 한다. 내수 과열이 문제이므로 이미 조치를 취한 불요불급 건축의 연기,총통화 17내지 19% 유지,소비성 융자 억제,예산의 소모성 경비감축,사회간접 자본증대 등 총수요여억제를 강화해 갈수밖에 없다. 정부가 모처럼 이루어진 기회를 잃지말고 수출경쟁력 회복을 위한 『과감한』 전기를 마련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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