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은 우리나라 최대의 명절이다. 전국 각 지역에 흩어져 살고있는 가족들이 집안어른이 계시는 고향집에 모여 성묘,조상에 제례를 올린다. 또한 그동안 마음 가운데 쌓여있던 회포를 푼다. 그러나 이 국민적 명절이 상인들에게 매년 「황금의 대목」으로 이용되어 즐거움과 기대가 반감된다. 소비자들은 명절을 즐기기에 앞서 탐욕적인 상인들의 봉이 된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백화점의 「추선특선」 바가지가 시작됐다. 메이커들과 백화점들이 주로 선물용으로 내놓는 소위 「특선」은 정부의 물가지도를 피할 수 있는 이점이 있어 이들에 의해 대목때마다 즐겨 애용되는데 품질도 특별히 좋을 것 없는데 포장만을 요란하게 과대포장,턱없이 비싸게 받는다.이번 추석에 내놓은 일부 「특선」품의 경우 가격이 지난 추석보다 최고 두배가 올랐다. L백화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잣 1.8㎏들이 「잣 사각바구니세트」는 1세트당 11만9천원. 지난해의 5만5천원 내지 6만원보다 거의 두배가 오른 것이다. 갈비세트(4㎏ 2개들이)는 14만4천원,지난해의 12만8천원보다 12.5% 인상된 것이다. 이것은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이다. 메이커가 시판에 내놓는 일부 특선 세트가격도 대폭 올랐다. O수산의 1㎏짜리 「명란골드」 소비자가격이 3만3천원인데 이것은 지난해 2만3천원보다 43.5%가 오른 것이다.
D벌꿀의 2.4㎏짜리 「아카시아꿀」도 3만2천6백원으로 38.7%가 인상됐다. 한편 대부분의 백화점에서 관계당국의 강력한 압력에 따라 가격을 지난해 수준과 비슷하게 맞추어 놓고 있으나 비슷한 모양의 포장안에 담겨진 내용물이 지난해보다는 감량된 것이다. 메이커와 백화점의 「특선세트」는 추석의 물가상승 무드를 부채질 한다. 그렇치 않아도 배추,상추,무,호박,양상추 등 채소류가 폭등세를 나타내고 있고 병어,갈치,고등어 등 생선류도 크게 오르고 있다. 우리나라의 물가는 일단 한번 오르면 좀처럼 다시는 내리지 않는 하방경직성으로 유명하다. 가격인상도 어떤 원칙에 근거하고 있는 것 같지도 않다. 감으로 올린다.
그것도 탐욕적이기 때문에 가격통제를 받지않는 경우는 50%씩 올려야 직성이 풀린다. 우리의 시장물가 결정의 이러한 임의성과 변칙성 때문에 물가당국은 매년 추석이 오면 특별대책을 세운다. 그러나 지금까지 특별한 효과를 본적은 별로 없다. 올해의 경우에는 추석물가의 동향에 각별한 신경이 쓰여지고 있다. 올해들어 지난 8월말까지 사이에 소비자물가지수는 8.3%가 올랐다. 지난 81년이후 1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는 올해 물가인상을 한자리수로 막겠다고 말해오고 있다. 노태우대통령은 국제수지 방어와 함께 물가대책의 수립을 내각에 촉구했다. 기업도 바가지요금을 자제,물가안정에 한몫을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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