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외 무마용 번복” 지적도/신민 “진의 궁금” 어리둥절민주당 내부반발 무마가 관건으로 여겨지던 신민·민주 합당은 김대중 신민 총재의 법적 대표성 보장문제를 둘러싸고 다시 논란을 일으키면서 조기합당 일정이 주춤거리고 있다.
전날에 이어 8일 계속된 양측 실무협상에서 민주측이 「법적 공동대표」 주장을 다시 들고 나왔기 때문.
이기택 민주 총재는 그동안 『70% 이상의 통합참여 세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당초 합의된 합당원칙아래 반발세력 설득작업을 계속해왔으나 이날 하오 영남지구당위원장 등 통합반대 인사들이 모임을 갖는 등 반발기류가 집단화·조직화의 양상을 보이자 이를 크게 의식하는 모습이다.
9,10일께면 가능할 것으로 여겨지던 양당 총재의 합당선언은 민주당의 당론화과정이 난항을 겪을 전망에 따라 다소 유동적인 형국이 됐다.
○…합당협상의 진전을 위임받은 6인 실무대표들은 전날에 이어 8일 낮 시내 T음식점에서 협상을 속개했으나 양당 지도부간에 이미 합의됐던 것으로 알려졌던 신당의 지도체제 문제가 다시 부상해 일단 진통.
낮12시부터 세시간 가량 진행된 이날 협상은 양당대표들이 각각 합당선언문까지 미리 작성해 오는 등 시작은 순조로운 분위기.
그러나 마지막 순간에 지도체제 문제와 관련,신민당측이 김대중 총재의 단일법적대표를 기정사실화한 반면 민주당측이 양당총재의 공동법적대표를 요구,합의문 작성은 후일을 기약.
이와관련,신민당의 한광옥 의원과 민주당의 김정길 의원은 『가장 어려운 지도체제 문제를 맨 나중에 논의하려했기 때문』이라고 말했으나 지도체제 문제와 관련된 양당간의 「합의」 자체에 서로가 이견.
김민주의원은 『양당 총재간에 지도체제와 관련한 공식합의가 없었다』고 전제,『우리당 입장은 여전히 양당총재의 명실상부한 공동대표』라고 강조.
이에비해 한신민의원은 『지도체제 문제가 완전히 합의된 것으로 알고 나왔는데…』라고 말끝을 흐리며 『민주당의 당내사정이 그러하다면 통합협상은 일단 난항상태임이 분명하다』고 진단.
신민당의 신기하 의원은 『민주당 협상대표인 김의원과 이철 의원,장기욱 전 의원의 의견이 서로 달라 갈피를 잡을 수 없다』면서 『민주당의 진의를 다시 한번 확인해야겠다』고 다소 어리둥절한 표정.
이날 협상은 회동장소를 극비에 부쳐 비공개로 진행되었으나 하오2시께부터 보도진들이 모여들기 시작해 결국은 공개되는 우여곡절.
회의장 주변에선 『물밑대화에서 양측 지도부간에 공감대가 이루어진 것이 사실일텐데 이같은 진통을 겪는 것은 민주당의 당내사정에서 비롯된 협상용이 아니냐』는 분석도 강하게 대두.
○…한편 민주당의 비주류측인 박찬종 김광일 의원 등은 전날에 이어 8일에도 박의원 사무실에 모여 이기택 총재가 추진하는 통합에 대한 저지대책 마련에 부심.
박의원은 신민당과의 합당원칙 합의를 『또 한차례의 야당내 정변』이라고 주장하면서 『이번 통합은 두김구도를 강화하는 동시에 서울 영남지역을 제외한 야권세를 「공동화」하는 것』이라고 강조.
김의원 역시 두김구도 강화와 지지기반 축소라는 점을 들어 반대의사를 분명히 밝히면서 이에 가세.
이날 통합에 반대하는 30여명의 원외지구당위원장들은 속속 박의원 사무실에 나와 삼삼오오 얘기를 나누다 하오5시께는 한 음식점에 모여 성명을 발표하는 등 합당반대를 재확인.<정병진·정희경기자>정병진·정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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