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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언론의 향후과제(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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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언론의 향후과제(사설)

입력
1991.09.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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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의 편향성이 불씨가 되어 대학신문들이 잇달아 정간사태를 빚어내고 있다. 대학의 얼굴이나 다름없는 학보와 신문이 대학과 대학인을 대변하는 본래의 도구로 전락했음은 벌써부터 비판을 받아온 불행한 현상이라 아니할 수 없다.5공시대의 통제를 벗어난 대학언론은 민주화의 물결을 타고 정상을 회복하지 않고 오히려 특정 이데올로기에 편승하는 왜곡을 서슴지 않았다. 대학당국과 교수들이 무력하게 방임하는 사이 대학신문은 학내 홍보와 보도를 어용으로 밀어 버리며 적극적인 논평과 비판 그리고 연구발표 기능을 도외시하고 오로지 이념의 선전과 선동에 골몰했을 뿐이다.

「싸움하는 소수」인 운동권이 제작을 독점하고 공정성과 균형감각을 상실한채 이념투쟁에 지면을 거의 할애하고 그것만이 대학언론의 사명인양 호도해 온것이 숨기지못할 사실이 되었다. 게다가 왜곡과 편파성 그리고 불공정을 마치 언론의 정도인듯 고집하면서 그 방향수정의 노력이나 반성이 가해지면 탄압과 음모라는 저항으로 맞서왔다.

대학신문의 이념적인 편향성은 마침내 학내외에서 백안시 당하고 결과로 적어도 사설만이라도 교수가 써야한다는 여론에 직면하게 된것이다.

그럼에도 외대 학보의 경우 학생들이 계속 자기들만의 집필을 우겨가자 제작중단이라는 극한 조치에까지 이르게 된것이다.

2학기 개학을 맞아 대학교육협의회는 대학정상화 대책의 일환으로 「학보·교지 발행은 지도교수 중심의 사전심사를 거치게 한다」는 권장사항을 밝힌바 있다. 학생들이 반발하는 이유는 이런 조항을 근거로 정부의 음모라고 강변하고 있으나 정당성은 도무지 찾아볼 수가 없다. 운동권의 이념과 노선이외에는 모두가 어용이고 허위라는 주장의 근거는 무엇인가. 침묵하는 다수의 외면을 마이동풍으로 여기는 자세가 과연 대학언론의 정상일 수가 있겠는가. 목소리만 크면 이긴다는 억지논리가 언제까지라도 통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념 논쟁은 학문의 대상으로 얼마든지 다룰수 있는 과제이다. 그런 범위내에서라면 오히려 토론과 논란을 권장할만 하다. 그런데 학내 신문을 독점해서 레닌주의 방식의 선전·선동에 열중함은 바람직하지도 않고 허용되어서도 안된다.

솔직히 털어놓자면 대학신문의 제작을 놓고 교수의 참여 여부로 티격태격하는 대학의 현실이 난감하고 서글플 따름이다. 종말을 고한 이데올로기의 편향을 완강하게 밀고 가는것은 대학인의 맹목성을 고백하는 것이나 같다. 이런 맹목성은 이데올로기와 더불어 매장되고 말것이 뻔하게 내다 보인다.

이지러진 대학의 얼굴,즉 대학언론을 바로잡는 일은 대학인들 스스로의 사명이다. 학문을 하는 대학에선 학문하는 신문이 나와야 한다. 정상화의 길은 가까운데서 찾아진다. 대학언론이 더 이상 방황하지 말기를 바란다. 젊은이들은 오늘보다 내일을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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