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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총재 밀실교신… 「교감」성사/신민·민주 통합 진전 막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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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총재 밀실교신… 「교감」성사/신민·민주 통합 진전 막후

입력
1991.09.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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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당주류 비상채널… 통합파 측면압력/민주측 「김총재 법적대표」 제시로 물꼬/영남 「반김정서」로 막판 진통신민·민주 양당 합당은 이기택 민주당 총재가 민주당 내부설득을 통한 당론화 절차만을 남겨두고 있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이총재는 7일까지도 「합의」 사실을 부인하고 있으나 그간 막후 접촉과정을 되짚어보면 김대중 신민당 총재와의 상호교신이 얼마나 긴밀하게 진행됐는지가 자연스럽게 드러나고 있다.

○…합의가 도출되기까지 양측은 「공식창구」를 유지하는 가운데 군데군데 비상 채널을 가동한 흔적이 나타난다.

신민당내 정발연 인사들이 이 과정에 「겹치기 출연」을 하기도 했지만 막후접촉의 기본줄기는 신민 주류측과 민주인사들.

양측은 우선 신민당의 통추위 간사인 한광옥 의원과 민주당의 김정길 의원을 통해 일상접촉을 진행시켰다. 여기에 측면지원 인사들로 신민에서 조승형 비서실장 권노갑의원 이용희 전 최고위원이,민주측에서 이부영·조순형 부총재 이철의원 등이 나섰다.

그러나 합의성사의 막바지 단계에서는 이들 측면지원 인사들이 비밀 메신저로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민주당의 박계동 비서실장 김부겸 부대변인이 김총재를 개별적으로 만난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

○…공동대표제를 근간으로 한 통합안이 집중 절충대상으로 떠오른 것은 열흘전 쯤인 8월말로 거슬로 올라간다는게 정설.

당시에는 민주당과 정발연 의원들이 1차 공개모임을 가진 직후 양측 의원들로 별도 교섭단체가 구성될 것이라는 풍문이 무성했다. 신민 주류측은 정발연 회원들의 탈당가능성을 평가절하 하면서도 이들에대한 개별회유 작업을 끈질기게 펴고 있었고,동시에 민주측과의 대통합 교섭에도 열을 올리던 시기.

그러나 민주측은 정발연의 탈당을 유도,민주당 확당 시나리오에 집착하고 있었기 때문에 한신민­김민주 두의원의 공식 라인이 교착상태에 빠져 있었다.

이때 공동대표제를 전제로 김총재의 법적 대표성을 보장하는 통합방안을 넌즈시 제기한 쪽은 민주당의 이부영 부총재. 이부총재는 김의원과 접촉이 뜸해진 한의원을 만나 이 방안을 제시했다.

두사람이 허심탄회하게 마음을 주고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이부총재가 서울대 정치학과,한의원이 서울대 영문학과 출신으로 대학동기의 「친구」 사이였기 때문.

이어 양측의 밀사교환이 숨가쁘게 전개됐다. 김총재 이철 의원을 동교동 자택으로 부른것은 지난 2일. 이총재를 만나고 싶다는 김총재의 뜻이 전달됐다. 이총재는 이를 일단 거절했으나 다음날 바로 박계동 비서실장을 김총재에게 보내 이부총재와 한의원을 통해 긍정적 반응을 얻은 통합안을 무게를 실어 전했고,김총재는 4일 한의원을 북아현동 미총재 자택으로 답방케하고 저녁9시부터 2시간동안 계속된 이 자리를 통해 「통합이후」까지의 깊은 뜻을 전했다.

이 자리에서 통합원칙이 「합의」 됐음은 물론이다. 이에앞서 박실장을 김총재에게 보냈던 지난 3일 이총재는 이·조 부총재와 오찬을 함께하면서 자신의 결심을 밝혔다는 후문.

○…그러나 이 합의는 어디까지나 최대쟁점이었던 지도체제에 대한 결론일뿐 통합신당이 선관위에 등록돼 출범하기까지에는 적지않은 고비가 도사리고 있다고 봐야 한다. 당장 양측의 실무협상에서 최고위원 구성비율을 놓고 신민측이 6대 4를,민주측이 3대 3 동수를 주장하는 형편. 지도체제가 완전 합의제를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만해도 이는 다음 단계의 쟁점일 수 밖에 없다.

이와함께 당9역·당무위원 등 당직배분의 이해관계에 바로 봉착하게 돼있다. 신민만해도 신민주 연합파와 통합하면서 당무위원이 73명이나 되는 실정이어서 「자리박탈」이 불가피하다.

새 조직책 선정을 둘러싼 지분다툼은 김·이 두총재의 「통합의지」와는 별개로 개별적 이해가 첨예하게 얽힌 사안. 영남과 호남지역의 경우 어차피 큰 무리가 없겠지만 서울 및 수도권·중부권에서는 적지 않은 마찰이 빚어질 것이 뻔하다.

특히 서울지역의 경우 벌써부터 대립이 날카롭다. 흥미로운 현상은 당내 합의의 진통과정에 있는 민주당의 경우 영남지역 지구당위원장들이 김총재가 사실상 당의 얼굴이 되는 지도체제의 외양에 예민한 관심을 기울인다는 사실. 서울지역 인사들이 지도체제보다는 지분비율 적용에 신경을 쏟고 있는 입장과 대조적이다.

즉,영남지역의 「반김대중 정서」를 의식해야 하는 이들은 김총재가 법적 대표성을 갖는 부분이 이 지역 대중에게 어떻게 비칠까에 관심을 쏟는 것.

이런 점에서 양당통합의 성공적 실현여부는 합의된 통합원칙이 과연 대등한 관계로 역겨지는가에 대한 여론의 향배에 달려있다고 말할 수 있다.<조재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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